[DBR]‘전기차는 전자제품이라 오류 많다?’ 기술로 정면 돌파

5 hours ago 2

‘바퀴 달린 스마트폰’ 전기차
각종 오작동에 취약하다는 오해
현대차그룹, 신기술로 불신 해소
페달 오작동 방지·가속 제한 탑재

현대자동차그룹이 안전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을 고도화해 선보인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6’(왼쪽)와 ‘더 뉴 아이오닉 N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안전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을 고도화해 선보인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6’(왼쪽)와 ‘더 뉴 아이오닉 N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이면서 “전기차는 전자제품과 비슷해 오류에 취약하다” “멀미를 유발해 운전의 재미가 없다” 등의 소비자 우려를 정면 돌파하려는 국내 제조사의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기업들이 그동안 주춤하던 전기차 판매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8월 국내 신차 등록 12만6787대 중 2만3269대(18.4%)가 전기차였다. 또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조사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된 차량 773만 대 중 21.1%가 전기차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소비자 관심이 다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기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 불릴 만큼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그러나 동시에 전자장치 특성상 오작동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운전자의 의도와 무관한 급가속 현상에 대한 불안이 높은데, 그 원인이 전기차 모터 시스템 오류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 급발진-멀미 논란 잠재우는 기술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를 둘러싼 안전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령 현대차의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6’에는 페달 오인 사고를 대비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이 적용돼 있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는 등 과실을 범했을 때 차량의 급가속을 방지해 사고 위험을 줄여준다. 아울러 초음파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전후방 1.5m 이내에 장애물이 감지된 상태에서 운전자가 갑작스럽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스템이 이를 오작동으로 인식해 가속을 억제하고 경고음을 울리는 식이다.

기아 EV5에는 이 기술 외에 현대차그룹 최초로 가속 제한 보조 기능까지 더해졌다. 가속 제한 보조 기능은 차량이 시속 80km 미만의 속도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오랫동안 깊이 밟을 경우 운전자에게 클러스터 팝업 및 음성으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가속을 제한한다.

안전장치와 더불어 승차 멀미를 줄이는 장치들도 도입되는 추세다. 전기차만 타면 멀미를 느낀다는 일부 탑승자를 배려한 기술이다. 아이오닉 6에 적용된 ‘스무스 모드’는 전기차 특유의 빠르게 튀어나가는 느낌과 페달에서 발을 뗄 때의 급한 감속을 부드럽게 억제해 차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만든다. 스무스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의 반응이 한 박자 차분하게 이어져 주행 질감이 더 매끄럽게 유지된다. 초기 가속에서도 힘이 서서히 올라와 동승자의 불쾌감을 줄이고 장거리 이동 편의를 높이도록 설계된 것이다.● 안전-편의 넘어 재미까지 잡는다

전기차의 안전과 편의를 개선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기차를 둘러싼 오해는 많다. 가령 냉난방이나 제습, 공기 정화와 배터리 열관리 등을 포함하는 공조 시스템의 경우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불리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에서 발생한 폐열을 재활용하는 반면, 전기차는 공조 시스템에 배터리 전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가 크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 역시 차량 탑승 상태를 인지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 가령 아이오닉 6에 적용된 ‘스마트 존’ 기술은 시트 아래의 무게와 안전벨트 착용을 센서로 감지해 탑승자 유무를 판단한 뒤 공조 작동 영역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꼭 필요한 좌석에만 냉난방을 가동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모든 탑승자가 쾌적한 이동 환경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홀로 탑승 후 스마트 존 버튼을 누르면 운전석에만 공조가 작동하고, 이후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승객이 탑승하면 별도의 조작 없이도 이 영역의 공조가 활성화된다.

이 같은 신기술 도입의 주요 목적은 소비자의 안전과 편의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운전의 재미까지 보장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도 눈에 띈다. 가령 전기차는 페달을 밟는 즉시 가속이 이루어져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운전하는 재미가 떨어진다”고 지적해 왔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운전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고성능 차량 라인업인 N 브랜드 모델에 주행 감성을 강화하는 전용 기술을 도입했다. 2023년 7월 출시된 ‘아이오닉 5 N’에는 가상 변속 시스템 ‘N e-시프트’와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가 탑재됐다. N e-시프트는 모터를 제어해 내연기관 차량의 변속 느낌을 제공하며,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변속 충격과 변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RPM, 속도, 토크 등 주행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 안팎에 실감 나는 가상 사운드를 구현한다.

이처럼 전기차를 둘러싼 안전성, 승차감, 효율성 논란은 점진적인 기술 진화로 하나씩 해소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안전하고 즐거운 이동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의 작은 불편까지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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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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