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벌의 마음』은 30년간 꿀벌 연구에 매진해온 치트카 교수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이다. 꿀벌의 감각과 인지능력과 관련한 모든 것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벌의 마음』
벌도 감정을 갖고 있을까. 라스 치트카 영국 퀸메리대 감각행동생태학 교수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벌들이 꽃에 앉을 때마다 모형 게거미의 공격을 받도록 했다. 이후 벌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꽃에 내려앉길 매우 주저하게 된 것은 물론, 모든 꽃을 광범위하게 살폈다. 그리고 꽃에 거미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도 착륙하기를 거부하는 벌도 있었다. 며칠이 지난 후에도 이런 불안 행동을 계속했고, 때로는 마치 유령을 보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이다.
책에 따르면 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똑똑하다.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숫자까지 식별하며,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간단한 도구 사용법과 추상적 개념을 학습할 수 있다. 또 벌은 사람과 비슷한 감정을 지녔으며 계획과 상상이 가능하고, 자신을 다른 벌과 구별되는 독특한 존재로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트카 교수는 벌이 식물의 수분을 도와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유용한 존재임과 동시에 지각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이 벌의 생존을 보장할 윤리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는 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이제 그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
현실로 다가온 ‘우주여행’ 가이드
지난 4월 14일 팝스타 케이티 페리, 영화 프로듀서 케리앤 플린 등 미국인 여성 6명이 블루오리진을 통해 약 10분간 우주 비행을 마치고 귀환했다. 이들이 탄 우주선 ‘뉴 셰퍼드’는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km ‘카르만 라인’을 넘어갔고, 무중력 상태 우주에서 지구의 모습을 바라본 뒤 돌아왔다. 하지만 진짜 ‘여행의 낭만’은 그곳의 흙을 밟고, 대기를 느끼고, 이곳저곳 구경하며 이뤄지는 게 아닐까.
진짜 우주로 독자를 이끄는 지침서가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문이자 우주 연구자인 저자는 지구를 떠난 후부터 태양계, 블랙홀, 웜홀 등 우주 공간에서의 여정을 가정하며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책 속의 우주여행은 지구에서 바라보는 쏟아질 듯 아름다운 하늘의 별무리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우주는 위험한 곳”이라고 말한다. 지구의 품에서 벗어나 진공 상태가 된다는 건, 폐 안의 공기가 빠르게 바깥으로 빠져나가 영구적인 폐포 손상을 일으킨다는 의미다. 크고 작은 운석과의 충돌 위험, 초신성과 블랙홀, 암흑 물질 등 수많은 위협이 실재한다. 우주 여행서가 곧 ‘생존법 가이드’(원제는 ‘우주에서 죽는 법’)가 된 이유다.
[글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