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기업 BMW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기술도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의 전기차 전환 과정이 급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요헨 골러 BMW그룹 고객·브랜드·세일즈 부회장은 “미국 행정부 정책 변화로 향후 수년 동안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며 “전기차 전환 과정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여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를 선언했다. 그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각종 보조금 혜택을 폐지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골러 부회장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일방통행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우리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롤스로이스와 미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BMW는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기 전부터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라이벌 업체 폭스바겐 등이 전기차 수요 감소로 부진한 가운데 BMW는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는 전략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BMW는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한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높인 전기차 라인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지난해 BMW의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42만6594대로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