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3분기 인도량 사상 최대 불구
美 전기차 세금 혜택 종료·유럽 부진에 발목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셧다운 우려 상쇄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이어갔다. 반면, 3분기 사상 최대 차량 인도량을 발표한 테슬라는 오히려 주가가 5% 넘게 급락했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15포인트(0.06%) 오른 6715.35에, 나스닥지수는 88.89포인트(0.39%) 상승한 2만2844.0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 역시 78.62포인트(0.17%) 오른 4만6519.72를 기록하며 주요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 지연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강세장을 이끌었다.
이날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테슬라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을 발표하며 장 초반 한때 사상 최고가인 470달러선까지 올랐지만 곧 주가가 아래로 반전하며 전일 대비 5.11%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는 올 3분기 동안 시장 예상(44만대)을 훌쩍 뛰어넘는 49만7099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모델3와 모델Y가 48만1166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테슬라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조삼모사’식 수요 당겨오기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30일로 종료된 미국의 7500달러 전기차 세금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소비자들이 3분기에 구매를 서둘렀고, 이것이 4분기 판매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개럿 넬슨 CFRA 애널리스트는 “발표된 수치는 인상적이지만 과거지향적”이라며 “보조금이 없는 미국 시장에서의 수요, 새로운 모델 부재 등이 향후 테슬라의 수익성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시장에서의 부진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에 따르면 테슬라의 유럽(영국 포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급감하며 시장 점유율이 1.5%까지 떨어졌다. BYD 등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과 BMW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라인업 강화로 유럽 내 경쟁이 격화된 결과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자율주행(FSD) 기술에 대한 낙관론 역시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는 평가 속에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담”이라며 “경쟁 심화 속에서 수요 약세를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에 마진 우려가 높아진 점도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