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우증권 합병 이래 최초
“스톡옵션 없인 IT 인재 영입 불가”
그룹 내 디지털 인재 붙잡기도 열심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 거래를 준비 중인 미래에셋그룹이 이를 실행에 옮길 글로벌 인재 스카우트전에 뛰어든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은 파격적인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는 최근 열린 고객자산(AUM) 1000조원 돌파 기념식에서 “‘글로벌 디지털 월렛’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자산 관련 국내외 인력을 데려오려 한다”며 “이를 위해 스톡옵션을 적극 부여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대우증권 인수 이래 미래에셋이 스톡옵션을 줘가며 외부 인재를 스카우트한 경우는 아직 한 번도 없다. 스톡옵션 계약을 맺은 직원은 일정 기간 후 정해진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다. 그러면 회사가 성장해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 대규모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AI와 정보기술(IT) 역량을 갖춘 우수 테크 인재의 경우 몸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채용 시 파격적인 스톡옵션 보상체계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테크 채용 전문업체 해리슨클라크에 따르면 빅테크들이 중간∼선임급 AI 연구자에게 주는 급여 패키지는 연 50만~200만달러(7억~30억원) 수준이고, 최고 수준 인재는 1000만달러(140억원) 넘게도 받는다.
박현주 회장은 외부 인재 수혈 못지않게, 내부 인재 잡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일 열린 1000조원 돌파 기념식 때는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 대신 디지털 부문 임직원들을 전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 회장은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모든 자산 거래를 할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 월렛’을 내년 6월까지 만들겠다”며 “인재 스카우트와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적극 진행할 생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