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이 일제히 서울의 ‘전세 대란’을 경고했다. 빌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시장이 전세 사기 등의 여파로 외면받는 상황에서 전세 수요를 감당할 주택이 서울에 많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전세 대란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제신문이 5일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4%인 47명이 서울 전셋값 상승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7명(14%)은 ‘대선 이후 5%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 내외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응답은 3명(6%)에 그쳤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전셋값 상승 전망의 가장 큰 이유는 공급 부족이었다.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이 가로막히면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급 불균형이 커졌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7681가구로 집계됐다. 문제는 앞으로 빠르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내년 9640가구, 2027년 9573가구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높아진 공사비에 발목이 잡혔고, 비아파트 시장도 크게 위축돼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과 관련한 규제 완화가 그동안 미흡했고, 아파트 쏠림을 막는 데 손을 놓은 상황”이라며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과 동시에 아파트 쏠림 현상을 완화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유오상 기자
◇설문 응답자 (가나다 순) △고문철 양우건설 대표 △고세환 비에스디 파트너스 대표 △고승일 니소스씨앤디 대표 △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 △권왕석 디허브 대표 △김격수 피알메이트 대표 △김국진 국진하우징 대표 △김상국 삼성물산 부사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류찬 PIA 대표 △문길주 대신이엔디 회장 △박상덕 쓰리에스씨앤에프 대표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박찬주 와이낫플래닝 대표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박형남 신림씨앤디 대표 △서홍 건국대 도시및지역계획학 교수 △손효영 라온건설 대표 △신상열 한아름 대표 △신찬혁 한국자산신탁 사장 △양영환 디엔씨민은 대표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 △오동훈 서울시립대 교수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우재성 우연디엔드씨 대표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윤흥수 금성백조주택 상무 △이진 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장 △이호상 대한주택건설협회 기획본부장 △장영호 씨엘케이 대표 △장용성 솔렉스플래닝 대표 △정상령 DL이앤씨 담당임원 △정성운 알비디케이 부회장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 △조준현 리츠협회 회원정책본부장 △표찬 싸부원 대표 △하동우 한신공영 본부장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홍록희 마케팅리더스그룹 대표 *전문가 한명은 익명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