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약가점 만점을 받아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모든 당첨자를 대상으로 부정청약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청약 만점을 받기 위해선 7명의 가족이 한집에 살아야 하는데, 위장전입을 통한 부정청약이 아닌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30세 이상 성인 자녀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한 공동거주 기간 요건을 1년에서 3년으로 강화해 단기간 전입을 통한 편법 청약을 막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과 함께 청약 당첨자의 부정청약 여부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작년 7월 이후 분양이 이뤄진 서울 등 전국 인기 단지 43곳이다. 주요 조사 사항은 위장전입, 위장결혼·이혼, 통장·자격매매, 문서위조 등 청약자격과 조건을 조작한 부정청약 의심사례 전반이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청약가점제 만점통장 당첨자를 대상으로 부모와 자녀의 실거주 여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현행 청약가점제의 만점은 84점으로, 84점을 받기 위해선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모두 15년 이상인 동시에 7인 이상 가족이 함께 살아야 한다.
앞서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당첨만 되면 약 20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요 단지에서 이른바 '만점통장'의 당첨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지난달 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 전용면적 59㎡ 당첨자 1명의 청약 가점이 84점이었다. 이달 1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반포'에선 6인 가족 기준 만점인 79점 청약통장으로 당첨된 사례가 나왔다.
정부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과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부양가족의 전·월세 체결 내역 등을 꼼꼼히 조사해 실거주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당첨자가 부양가족으로 등록한 부모의 최근 3년간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확인해 부모가 실제 이용한 병원 및 약국의 소재지가 당첨자의 주소와 멀지 않은지 확인한다. 또 성인 자녀의 실거주 여부 검증을 위해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확인해 직장소재지를 파악한다.
정부는 실제로 이 같은 방법으로 그동안 위장전입을 적발해 왔다. 남편 및 2명의 자녀와 함께 세종에 거주하는 A씨는 익산에 거주하는 시부와 보령에 거주하는 시모를 각각 본인 집으로 위장전입한 후 세종에서 분양하는 주택에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을 신청해 당첨됐다. 정부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으로 시부와 시모가 실제 세종에 거주하지 않는 점을 밝혀냈다.
현재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는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부정청약 의심 사례로 간주해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정청약 의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부의 서류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부정청약 의심 대상으로 확정돼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위장전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부양가족 인정 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30세 이상 성인 자녀가 1년 이상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돼 있으면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최소 3년 이상 함께 거주해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는다. 정부는 또 주택공급규칙을 개정해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제출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부정청약으로 확정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과 계약취소(주택환수), 계약금 몰수 등에 처하게 된다"며 "전수조사 결과를 다음달 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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