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 붉은담장 안 中권력 심장부…트럼프 처음 가는 ‘중난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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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중국’ 역사 상징…국가주석 등 최고위 지도부의 집무실·관저 들어서
트럼프 9년 전엔 방문 안해…‘마오쩌둥-닉슨’, ‘시진핑-오바마’ 회동

중난하이 모습(인민망 갈무리)

중난하이 모습(인민망 갈무리)
베이징 중심 장안대가의 북쪽 길을 따라 가다보면 수백m에 걸쳐 6m가 넘는 높이의 붉은 벽을 만날 수 있다. 이 붉은 벽 안쪽이 ‘중국 권력의 심장부’인 중난하이(中南海)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 사흘째인 15일 그를 이 중난하이로 초청했다. 이 곳에서 양국 정상은 양자 차담 및 실무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9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 당시에는 열리지 않았던 곳이다.

중난하이는 중국 자금성 서쪽에 연결된 두개의 호수인 중하이(中海)와 난하이(南海)을 뜻하는 것으로, 호수 면적을 포함해 총 100ha(헥타르), 즉 1km²에 달한다.

요·금 시절 이곳에 제사를 준비하는 공간이 세워진 이후 원, 명, 청 시대를 거치며 지속 증축해 황실의 정원과 연회 장소 역할을 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후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등 최고위급 지도부의 집무실과 관저가 이곳에 자리잡았다.

1949년 9월 중국의 헌법 격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공동강령을 제정하고 베이징을 수도로, 오성홍기를 국기로 제정하는 한편 공산당 주석과 국가주석으로 마오쩌둥을 추대한 역사적인 ‘인민정치협상회의 제1차 전원회의’도 이곳에서 열렸다. 중난하이가 곧 ‘신중국’의 역사인 셈이다.

정문 격인 ‘신화문’을 통과하면 마오쩌둥이 직접 쓴 ‘인민을 위해 봉사하다(爲人民服務)’라는 글자가 있다. 중국 권력의 심장부라는 평가답게, 중난하이와 관련해 파악 가능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중난하이 인근엔 매일 매일 삼엄한 경비가 유지되고 교통 통제도 자주 이뤄진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 곳으로 초대한 것은 ‘높은 의전’을 제공하는 의미를 갖는다. 중국 내에서도 중난하이는 자금성과 함께 중국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중난하이는 과거 미중 정상 외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미수교국인 중국을 방문했는데, 마오쩌둥 주석은 닉슨 대통령을 중난하이로 초청했었다.

당시 닉슨 대통령과 마오 주석 간 중난하이 회동 시간은 15분으로 예정됐으나, 양측 간 대화는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를 계기로 미중은 본격적 관계 개선을 나섰고 마침내 상하이 공동선언문을 마련하게 된다.

1988년(덩샤오핑 집권)과 2002년(장쩌민 집권) 각각 중국을 방문한 빌 클린턴 대통령과 조지 W.부시 대통령 역시 중국 방문을 마무리한 후 중난하이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후진타오 주석 시절 미국 정상의 중난하이 방문은 없었다. 다만 후진타오 주석은 2005년 역사적 국공 회담 개최 당시 이 곳으로 롄잔 국민당 주석 일행을 초청한 바 있다.

시 주석 체제 들어 ‘중난하이 외교’는 상대적으로 빈번해졌다. 2014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중난하이에서 산책을 겸한 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이 집권 후 처음으로 중난하이로 초청한 정상이 오바마 대통령이다.

양 정상은 공식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당시 ‘노타이’ 차림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친교 분위기를 조성했다. 당시 중국 언론들도 ‘관례를 깬 파격’으로 회담을 묘사했다.

시 주석은 지도자의 집무실이 모여있는 중난하이 내 작은 섬인 ‘잉타이(瀛台·영태)’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중국 국민의 이상과 미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국가 부흥’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의 외교적 강경함을 뜻하는 ‘중국몽’을 강조했다.

최근엔 중국 우방국 정상들의 중난하이 방문이 눈에 띈다. 2024년 5월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중난하이로 초청해 ‘노타이’ 소규모 회담을 가졌다. 현지 언론은 중국과 러시아 간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반영하는 이정표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엔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난하이에서 시 주석과 만났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중국만 15차례 이상 방문한 우방국 정상으로, 당시 회담엔 시 주석의 딸인 시밍저가 외교 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상징적 장소에서 회담하는 것은 양국 간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옌쉐퉁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명예원장은 최근 펑파이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동의한 것은 그의 방중을 통해 갈등 심화 추세를 완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베이징=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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