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경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감정가의 80% 이상에서 낙찰이 이뤄지고, 많게는 수십 명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12일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3.9%로 지난 5월(81.5%)보다 2.4%포인트 올랐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 수는 8.8명으로 2023년 4월(9.4명)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 3일에도 서구 금호동 ‘종원팰리스빌’ 전용면적 84㎡ 경매에 30명이 몰렸다. 감정가(2억8300만원)의 96%인 2억7181만원에 낙찰됐다. 2002년 준공한 1600가구 대단지로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고, 서구문화센터와 초·중·고교 등이 가깝다. 광주 지하철 2호선도 2027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단지 인근에는 마재역이 들어선다.
같은 날 이뤄진 광산구 산정동 ‘부영애시앙’ 전용 84㎡ 경매에도 23명이 참여했다. 낙찰가는 2억5800만원으로 감정가(2억9000만원)의 89%였다. 지난 2일엔 북구 매곡동 ‘대주피오레’ 전용 84㎡에 18명이 경쟁을 벌인 결과, 감정가(3억900만원)의 85%인 2억6278만원에 낙찰됐다.
광주도 다른 지방 도시처럼 집값이 하락세다. 2021~2022년 급등했다 거품이 꺼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매매가는 2020년 말부터 2022년 6월 말까지 10.9% 올랐다. 이후 작년 말까지 11.6% 하락했다. 올해도 지난 7일까지 1.6% 내렸다.
거래는 살아나고 있다. 금호동 A공인 관계자는 “매물은 여전히 많다”면서도 “실거주 매수가 늘면서 작년이나 올해 초보다는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광주 아파트 매매 거래는 7903건으로 작년 상반기 7451건보다 450여 건 늘었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점도 매매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요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광주 전세 매물은 1957건에 그친다. 작년 말 2490개, 2023년 말엔 3659개였다.
이런 상황에서 경매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부분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낮고 중대형 이상 면적에 입찰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