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적응 성공했으나 장기 합숙·무더위에 발목
철저히 준비한 대회다. 지난 실패를 되새겨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각 파트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완벽한 준비’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소홀함이 없었다’는 내부 평가가 나왔을 정도로 단단히 준비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모든 게 ‘준비한대로’ 펼쳐지지 않고 늘 돌발 변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실패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그 ‘현장 대처’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여정이 조기에 마감했다. 이제 막 토너먼트(32강) 첫 경기가 시작되는 29일 대표팀은 귀국길에 오른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홍명보호는 체코와의 1차전에서 1-2 역전승을 거두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멕시코와의 2차전도 나쁘지 않았다. 비록 골키퍼와 수비수의 호흡 미스로 실점, 0-1로 석패하기로 했으나 개최국과의 대결임을 감안하면 선전이었다. 이 2경기가 펼쳐진 곳이 모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으로, 1570m에 위치한 경기장이다.
남아공전이 열린 몬테레이는 과달라하라의 쾌적한 날씨와 달리 아주 무덥고 습했다. ‘역대급 졸전’이라는 지적이 쏟아진 0-1 패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현격하게 느려진 선수들의 몸놀림이다. 뛰지 못하는 것인지 뛰지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과 함께 대표팀은 무기력하게 졌다.
더위를 먹은 것이든 컨디션 조절 실패든, 미리 준비한 것과 달라진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고 즉흥적인 대처도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는 첫 월드컵과 함께 경기와 경기 사이가 멀어진 것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팀은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족과의 만남도 추진하고 개개인의 자유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는 등 정신건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1차전보다 2차전의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비겨도 32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에서 펼쳐진 남아공전은 선수도 팬들도 ‘멘붕’에 빠졌다.경기 중 전술 변화와 상황 대처가 부족했다는 질타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스리백은 어느 정도 성공한 1, 2차전에서 플랜A로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남아공전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고 특히 0-1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플랜B가 가동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컸다.
아직 세계적인 수준과의 격차가 있는 한국 축구이기에 다른 나라들보다 더 많이 준비해야한다. 다행히 ‘준비를 통한 자신감’은 여느 대회보다 컸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는 그저 기본일 뿐이라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10가지 상황, 100가지 조건을 준비해도 다른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준비하는 경우를 더 늘리든, 아니면 현장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감독도 선수도 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아직 우린 갈 길이 멀다.
(과달라하라=뉴스1)-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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