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한화 이글스)이 반등할 수 있을까.
엄상백은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원정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위즈의 부름을 받은 엄상백은 지난해까지 통산 305경기(764.1이닝)에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거둔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2024시즌에는 29경기(156.2이닝)에 나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이런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 원(계약금 34억 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 원, 옵션 11억5000만 원)의 조건에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하지만 엄상백은 좀처럼 한화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2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2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어 4월 출전한 4경기에서도 1승 2패 평균자책점 5.82에 그쳤으며, 5월 성적 역시 4경기 출격에 1패 평균자책점 7.47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곧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재정비를 위해 퓨처스(2군)리그에 갔다 온 뒤 나선 5월 3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5이닝 8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에서 무난한 투구를 펼친 것. 이후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9탈삼진 2실점)과 12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5이닝 4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2실점)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다만 직전 등판이었던 1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에서 또다시 웃지 못한 엄상백이다. 3.2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6실점 5자책점으로 흔들린 것. 패전의 멍에까지 떠안으며 현재 엄상백의 성적표는 12경기(52이닝) 출전에 1승 6패 평균자책점 6.06으로 남아있다.
올해에는 아직 이번에 맞붙을 SSG와 만난 적이 없다. 다행히 통산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 11차례(선발 9번) 격돌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78을 마크 중이다.
한화로서도 엄상백의 쾌투가 꼭 필요하다. 최근 한화는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현재 44승 1무 30패로 단독 1위를 지키고 있지만, 2위 LG(43승 2무 31패), 3위 롯데(42승 3무 32패)와의 승차는 각각 1경기, 2경기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날 엄상백이 호투할 경우 한화는 일단 단독 선두를 수성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엄상백의 부활은 ‘윈 나우’를 노리는 한화에 절실하다. 올 시즌 한화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코디 폰세(10승 평균자책점 2.04), 라이언 와이스(9승 3패 평균자책점 3.02), 류현진(5승 3패 평균자책점 3.47), 문동주(6승 2패 평균자책점 3.86) 등으로 꾸려진 선발진이다. 여기에 엄상백마저 존재감을 보인다면 한화는 올해 가을야구는 물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과연 엄상백은 SSG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펼치며 반등할 수 있을까.
한편 SSG는 이에 맞서 우완 문승원(3승 2패 평균자책점 3.40)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