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신고가 거래'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은 단지가 있습니다. 경기 남부권 반도체 벨트의 배후 수요 단지이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전 구간 개통의 혜택을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27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 호갱노노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8~24일)에 가장 방문자가 많았던 단지는 '동탄역 롯데캐슬'입니다. 이 기간 이 단지에는 3만7046명이 방문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에 위치한 동탄역 롯데캐슬은 지난 2021년 7월 입주한 940세대의 주상복합 단지입니다. 이미 5년여 전 입주를 마친 이 단지, 무순위 청약(줍줍)이 나온 것도 아닌데 수요자들이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시장을 놀라게 한 실거래가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7일 20억80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습니다. 지난달 10일 19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쓴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거래가가 1억4000만원 훌쩍 뛰었습니다. 동탄에서 국민 평형이 2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 거래가 처음입니다. 이 거래 이후 현재 나와 있는 같은 면적대 매물은 단 한 개로, 호가는 22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동탄역 롯데캐슬'은 지난해 5월에는 △15억3500만원 △15억7000만원 △16억원에 거래된 바 있습니다. 매매 가격이 1년 만에 5억원 가까이 뛴 셈입니다. 상승률로 계산하면 30% 오른 가격입니다.
최근 아파트 '신고가' 거래는 동탄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내년 입주를 앞둔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전용 84㎡는 2024년에 16억~17억원대에 분양했는데 지난 15일 31억원에 거래되며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동대문구 전농동에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전용 102㎡는 지난 9일 24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이외에도 이 기간 △종로구 경희궁자이 3단지 전용 84㎡ 26억원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 84㎡ 21억8000만원 △용산구 한남동 한남힐스테이트 전용 84㎡ 24억5000만원 △성동구 성수동2가 현대아이파크 전용 104㎡ 21억9000만원 △광진구 구의동 구의현대7단지현대홈타운 전용 84㎡ 16억9000만원 등 다수의 신고가 거래가 공개됐습니다.
쏟아지는 '신고가' 속에서 이 단지가 특별히 더 눈길을 끈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이 대출과 실거주 등에서 제한을 받는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동탄은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꼽힙니다.
동탄은 구리 등과 함께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당시 경기도 내 12개 규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습니다. 이후 투자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모두 늘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도 예외 지역으로 실거주 의무가 없고, 대출을 받지 않으면 전입신고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즉,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작으면서도 거주 환경이 양호해 수요가 몰린 것입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탄신도시 아파트 매매량은 2283건으로 전년 동기(1076건)보다 112% 증가했습니다.
경기 남부권에 조성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의 탄탄한 직주근접 수요와 GTX 교통망 혁신도 실수요자의 관심을 끄는 대목입니다.
동탄신도시는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인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 핵심 반도체 기업들과 인접해 있어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 지역입니다. 최근 반도체 업황 호황에 따른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성과급 호재 등이 맞물리면서, 주거 환경이 검증된 지역 내에서 대장주 단지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했다는 분석입니다.
동탄역 인근에 있는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이 확정된 뒤 매수세가 거세졌다"며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30~40대 맞벌이 부부는 다소 비싸도 매수할 여력이 충분한 데다, 향후 자산 가치 상승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 랜드마크 단지 매수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수도권 교통망의 핵심 축인 GTX-A 노선은 오는 6월 전 구간 연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분리 운영되던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과 '수서~동탄' 구간을 잇는 '서울역~수서역' 구간이 연결되면, 동탄에서 서울역까지 25분이면 닿을 수 있습니다. 특히 동탄역 롯데캐슬은 동탄역과 지하로 직접 연결되는 '역사 직결' 단지로, 향후 GTX-A 노선이 서울 삼성역까지 전면 개통될 경우 강남 중심부까지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됩니다. 외곽 지역의 가장 큰 약점인 서울 출퇴근 편의성이 보완되면서 단지의 희소성이 한층 부각되는 셈입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동탄은 반도체 산업 호황의 혜택을 받는 지역 중 하나로, 대기업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등 고소득 직장인들의 직주근접 수요가 받쳐주는 곳"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여부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GTX-A 개통 호재와 우수한 정주 여건을 갖춘 최선호 입지의 랜드마크 단지로 집중되면서 당분간 이 같은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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