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GM이 제너럴모터스(GM)에 5000억원이 넘는 로열티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가 2023년부터 2년간 외국으로 내보낸 로열티는 1조원을 넘었다.
15일 한국GM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14조3771억원으로 2023년보다 4.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0.5% 늘어난 1조357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수출 증가 덕분이다. 지난해 수출은 13조4153억원으로 전년보다 8.3% 많아졌다. 반면 국내 매출은 9618억원으로 28.7% 줄어들면서 한국GM이 연간 단위로 실적을 공시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한국GM은 이처럼 벌어들인 이익의 절반가량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 지난해 차량 기술 재산권을 보유한 GM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에 로열티 명목으로 5636억원을 지급했다. 2023년에도 5070억원의 로열티를 보내며 2년간 1조원이 넘는 돈을 GM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가 있는 싱가포르로 전송했다. 이와 함께 GM 본사에 보낸 업무지원비도 지난해 254.4% 증가한 319억원에 달했다.
한국GM은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통화선도계약을 체결했지만, 1815억원의 손실(부채)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 손실(28억원)의 60배가 넘는 수치다. 한국GM(당시 GM대우)은 2008년에도 원화값 급락으로 선물환 거래 등 파생상품에서 2조3000억원가량 손실을 본 적이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생산량의 95%를 수출하는 한국GM의 사업 구조상 한계도 명확하다”며 “국내 시장 비중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지금처럼 미국발 관세 폭탄에 철수설이 나오는 일이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