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극과 극 취향으로 알려진 2030세대와 5060세대. 이들이 선호하는 ‘관광 트렌드’는 어떻게 다를까. 한국관광공사 관광AI데이터실에서 묘한 통계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두 세대의 관광 트렌드 특징이다. 과연 성향처럼 극과 극일까.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한 결과는 놀랍다. 한마디로 이렇다. ‘닮은 듯, 닮지 않은, 그러면서도 닮아가는’.
‘활동’에서 ‘경험’으로…달라진 여행 트렌드
최근 2030세대와 5060세대의 관광 트렌드는 큰 줄기에서 닮아가고 있다. 체력 소모가 큰 ‘활동형’에서 콘텐츠 향유와 정서적 만족을 중시하는 ‘목적형 경험’으로 변하는 것.
2025년 통신 데이터 기준 전년 대비 두 세대 모두 ‘자연경관 공원’ 방문이 가장 크게 늘며 1위를 차지했다. 2030세대는 31.1% 증가했고, 5060세대 역시 21.9% 상승했다. 그러면서도 휴식을 위한 ‘차밭·다도 체험’이 각각 12.2%와 8.0% 늘었고, 지역 특색을 담은 ‘마을 관광지’ 방문 역시 눈에 띄게 잦아지고 있다(각각 9.2%, 7.5%).
반면 두 세대 모두 체력 소모가 큰 포인트는 사양이다. 등산으로 분류되는 ‘산’ 방문은 각각 2.5%와 2.6% 낮아졌고, 접근성이 낮은 ‘섬’ 투어도 꺼리는 추세다. 가장 흥미로운 건 체력 소모가 극강인 ‘놀이동산’ 방문이 두 세대 모두 감소했다는 것. 육체적 피로를 줄이고 심리적 여유를 찾는 ‘정적인 힐링’이 세대를 아우르는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5060이 아니라 2030이 사찰을 간다?
특히 눈에 띄는 포인트는 사찰 방문이다. 원래 5060세대의 전유물인 사찰이 2030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당연히 최근 취업난과 벼락거지 등 사회 트렌드와도 관련이 있는 결과다.
2030세대의 여행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유흥·외식 소비가 확 줄었다는 점이다. 먹거리·카페거리 방문은 2024년 대비 2025년에 3.7% 줄어들어 목적지 유형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북적이는 시끌벅적한 곳을 떠난 2030세대가 향한 곳이 압권이다. 놀랍게도 조용하고 정적인 공간. 특히 자연경관 공원(31.1%)과 테마 공원(미로공원·조각공원·예술공원 등, 3.3%)에 이어 사찰(2.5%) 방문이 늘고 있다.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보다 정적인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나는 절로’ 프로그램 덕에 한층 더 친숙해진 사찰은 최근 내면 회복을 위한 여행지로 완전히 뜨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이터의 ‘사찰’ 연관 검색어 순위에서 ‘분위기’가 2024년 13위에서 2025년 7위로 크게 상승했고, ‘산책’(29위·2.1%)과 ‘여행지’(24위·2.3%)가 새롭게 연관 검색어에 진입했다. 그렇게 요즘 뜨는 SNS 힙한 키워드가 ‘절멍’이다. 사찰 자체가 종교적·역사적 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 내면을 회복하고 천천히 머무는 여행지로 재발견되고 있는 셈이다.
채워가는 여행 즐기는 5060
2030세대가 무언가를 비워낸다면, 5060세대는 반대로 채우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 문화적 소양과 인간관계를 ‘채워가는’ 목적성 짙은 여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목적지의 성격이다. 5060세대 역시 걷기 편한 자연경관 공원(21.9%)을 즐겨 찾지만, 체력 소모가 큰 전통적 시니어 목적지인 산(-2.6%), 숲(-2.3%), 섬(-1.5%) 방문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게 도심 속 문화예술 공간이다. 공연장(5.2%), 전시관(4.6%), 미술관(4.4%), 복합문화공간(4.3%) 등 문화예술 관람 목적지의 방문은 동시에 증가세다. 대중교통을 통해 편히 둘러볼 수 있는 ‘마실 투어’가 뜨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문화예술 관람도 단순히 외출이 아닌, 여행의 한 테마로 자리 잡고 있다. SNS 데이터에서 ‘전시·공연·미술’의 연관 검색어 중 ‘여행’이 2024년 17위에서 2025년 12위로 상승했고, ‘가족’(17위·2.8%), ‘일정’(23위·2.5%), ‘경험’(30위·2.2%)이 주요 키워드로 새롭게 진입해 눈길을 끈다.
이미숙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허브팀장은 “문화예술 관람이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하는 주요한 여행 동기로 격상됐음을 빅데이터를 통해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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