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한층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향후 극심한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탓이다.
16일 분양 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1분기 수도권 민영 아파트 분양 물량은 1914가구에 그쳤다. 이는 최근 5년간 1분기 수도권 공급량 2만192가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민영 아파트 분양 물량은 1만285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226가구에 비해 절반 아래로 줄었다. 하지만 수도권 물량 비중은 전년 51.4%에서 올해 14.9%로 급감했다.
최근 5년간 1분기 수도권 공급 비중 추이를 보면 △2020년 45.7% △2021년 37.0% △2022년 38.6%로 하락을 거듭하다 △2023년 51.7%로 반등했다. 지난해에도 절반을 넘겼지만, 올해 다시 최저치로 떨어진 셈이다.
공급 물량이 줄면서 수도권은 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은 수도권이 71.4대 1로, 지방 7대 1보다 10배가량 치열했다. 지방에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어가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내 집 마련의 기회조차 얻기 어려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주택 공급의 핵심 지표인 착공 실적도 내리막을 타고 있다. 통상 공동주택의 경우 인허가부터 착공까지 1~2년 걸리고, 착공에서 준공까지 2~3년이 걸린다. 그렇기에 주택 공급은 최소 3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주택 착공 물량은 전년 대비 34.4% 감소한 38만3404가구, 2023년은 24만2188가구였다. 지난해는 30만5331가구로 30만 가구를 가까스로 회복했지만, 연평균 수요 45만 가구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수도권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매매가·전세가 상승 등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수도권 내 신규아파트 품귀 현상 심화로 청약 경쟁률 상승도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