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8인치 이상 고인치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등의 판매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올 1분기 매출은 각각 1조2060억원, 7712억원이었다. 금호타이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5% 증가했고, 넥센타이어는 13.7% 늘었다. 오는 9일 실적 발표를 앞둔 한국타이어도 1분기 매출 추정액이 2조46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사의 합계 매출은 4조4000억원으로, 4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고가 타이어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전체 매출의 40%가량이 고인치 타이어였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고인치 타이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주로 장착되는데, SUV의 인기로 덩달아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10~15% 비싸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도 비슷하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분기 신차용 타이어 판매 중 17.9%가 전기차 타이어였다. 2023년(9.8%)보다 크게 늘었다. 전기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20~30% 비싸고 교체 주기도 평균 2~3년으로 짧다. 교체용 타이어 매출도 1분기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각각 12.6%, 4.0% 늘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이 같은 기조는 불투명해진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4일부터 수입차에 관세 25%를 부과해 미국 내 신차 판매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서다. 이들 3사의 매출 20~30%가 미국에서 나온다.
그나마 미국이 지난 3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자동차 부품 관세(25%)를 2년간 완화하기로 결정해 “최악은 피했다”는 분위기다. 내년 4월 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 관세를 면제해주는 게 완화 조치의 골자다. 다만 미국 관세정책이 자주 바뀌는 만큼 업계에선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본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