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오른쪽) 토트넘 감독이 22일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시상식에서 우승 메달을 받은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22일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토트넘이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다니엘 레비 회장 등 구단 수뇌부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당초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이 유력할 거라는 현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17년 만에 팀을 대회 정상으로 이끌었으니 경질 명분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부임 2년차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토트넘이 주요 대회 정상에 오른 건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균형을 깬 토트넘은 맨유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끝에 우승 결실을 맺었다.
다만 우승의 기쁨과 함께 토트넘 구단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지, 혹은 다른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지 기로에 선 탓이다. 물론 '무관의 한'을 무려 17년 만에 털어낸 것만으로도 동행을 이어갈 명분이 충분하지만, 다른 대회 성적은 워낙 좋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두고 우승 여부와 상관 없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거란 현지 전망이 나왔던 배경이다.
실제 이번 시즌 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가운데 17위에 처져있다. 성적은 11승 5무 21패,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패다. 한때 강등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EPL에서의 경기력과 성적 모두 좋지 못했다. EPL뿐만 아니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리그컵에서도 모두 중도 탈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반적인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을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으니, 구단 수뇌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7년 간의 토트넘 팬들의 기다림을 끝냈다. 조제 모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세계적인 감독으로 이루지 못한 업적을 달성한 것"이라면서도 "레비 회장은 토트넘의 역사적인 우승을 자축하고 있겠지만, 동시에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계약을 이어갈지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유로파리그 우승에도 감독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토트넘 수뇌부는 이번 시즌 전체적인 팀 성적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에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토트넘 수뇌부는 올여름 변화를 가져갈 거라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었다. 외부에서 봤을 땐 변화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인해 조금 더 고민할 여지가 생겼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토트넘에 더 머무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 아직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처음 감독직을 맡았을 때 머릿속엔 우승이라는 오직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목표를 달성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팀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