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경기 막판 통한의 보기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을 아쉽게 놓친 최혜진이 “다음 대회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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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이 16일 미국 미시간주 블라이더필드CC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사진=AFPBBNews) |
최혜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을 앞세워 4언더파 68타를 치고,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승자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16언더파 272타)에 1타가 모자랐다.
최혜진은 여고생 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그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에선 깜짝 준우승을 기록하며 최고 주가를 달렸다.
첫 우승 참 어려운 최혜진, 美 무대서 준우승만 5번째
프로로 전향해 KLPGA 투어 통산 11승, 3년 연속 대상을 휩쓸고 2022년 LPGA 투어에 진출한 최혜진에게 탄탄대로가 기다릴 것 같았지만, 첫 우승을 품는 건 쉽지 않았다. 4년 넘게 최혜진이 첫 우승을 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이번이 적기였다. 지난달 멕시코 오픈부터 메이저 US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던 최혜진은 16번홀(파4)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17번홀(파4)에서 결정적인 티샷 실수가 나왔고, 1.5m 거리의 파 퍼트가 홀을 맞고 나오며 통한의 보기를 기록했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시간다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역전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재역전을 노렸지만 시간다와 버디로 비긴 최혜진은 2022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준우승에 만족했다. 최혜진의 5번째 준우승이다. 최혜진은 앞서 △2020년 ISPS 한다 빅 오픈 △2018년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2017년 메이저 US 여자오픈에서도 준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뚝이 같은 최혜진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17번홀 보기가 계속 생각날 정도로 아쉽지만, 다음 대회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다음 주 대회까지 컨디션을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회들에선 마지막 라운드에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결과를 앞서 생각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강점인 아이언 샷이 잘 돼 버디를 많이 잡았다”고 강조했다.
만 35세 시간다, 무려 3년 8개월 만에 통산 3승
시간다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면서 최혜진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45만달러(약 6억 1000만 원). 2016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무려 8년 7개월 만의 우승이다.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에서도 활동하는 그는 유럽 통산 8승을 갖고 있고, LPGA 투어에서는 통산 3승째를 따냈다.
올해로 만 35세인 그는 2022년 T-모바일 매치플레이에서 만 36세로 우승한 지은희 이후 LPGA 투어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시간다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24살같은 산뜻함은 없지만, 여전히 경쟁하고 우승할 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로 LPGA 투어 2년 차를 맞은 이소미는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고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LPGA 투어 개인 최고 성적이다. 종전 최고 순위는 올해 5월 멕시코오픈에서의 공동 4위였다.
1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에 올랐던 이미향은 이후 사흘 동안 2타를 더 줄이는데 그쳐 공동 14위(10언더파 278타)를 기록했다. 출전 선수 중 세계 랭킹이 5위로 가장 높은 유해란과 신인 윤이나는 공동 31위(6언더파 282타)를 기록했다.
이제 LPGA 투어는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필드 랜치 이스트 앳 PGA 프리스코로 자리를 옮겨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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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타 시간다가 16일 미국 미시간주 블라이더필드CC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