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질문이 곧 '국정 동력'…교육·연금개혁은 현안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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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1년 동안 국무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주제는 지역 균형발전과 불공정 행위였다. 이 대통령에게 질문을 가장 많이 받은 국무위원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

李의 질문이 곧 '국정 동력'…교육·연금개혁은 현안에 묻혔다

한국경제신문이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지난 8개월(2025년 8월 12일~2026년 4월 14일)간 이 대통령이 주재한 28차례 국무회의 회의록을 모두 분석한 결과다. 국무위원의 일반적인 부처 업무 보고와 비공개 법안 심의 과정에서 이뤄진 토의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역 균형발전과 에너지 정책처럼 연계된 주제는 중복 산정했다.

이 대통령이 국무위원에게 직접 질문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토론한 주제는 지역 균형발전과 불공정 행위 근절로 각각 25차례 다뤘다. 국무회의마다 거의 언급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지역 발전을 통해 수도권 집중 문제를 풀어야 부동산을 비롯한 국가적 난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담합, 주가조작, 독과점, 대·중소기업 간 하도급 문제 등 불공정 행위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에너지 정책, 중대재해 근절 등도 집중 토론 대상이었다. 연금·공공·노동 등 구조개혁 논의는 거의 없었다.

윤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39차례나 질문을 받았다. 지방자치 행정은 물론 경찰 인력 운용, 사회적경제, 공직자 포상 등 국정 운영 전반에 행안부 업무가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27회), 정성호 법무부 장관(25회)도 이 대통령의 질문을 많이 받았다. 지난 3월 취임한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1회)을 제외하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2회)에게 한 질문이 가장 적었고 최교진 교육부 장관(3회)이 뒤를 이었다.

28차례 회의 '최대 관심사'는 지역균형·불공정 근절
현안 중심으로 '디테일' 챙겼지만 중장기 과제인 6대 개혁은 '뒷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장·차관에게 던지는 공개 질문은 국정 최대 아젠다가 된다. 이는 일선 부처 공무원을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동력이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지 않는 사안은 국정 운영의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조개혁 논의가 대표적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국가 균형발전, 산업 재해 근절, 재생에너지 확대 등 이 대통령 관심사는 정책에 탄력이 붙은 반면 구조개혁같이 상대적으로 이 대통령 언급이 적은 과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 균형발전, 선택 아니라 운명”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에게 지역 균형발전 및 불공정 행위와 관련된 질문을 가장 많이 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이 모두 물러난 이후 처음 주재한 지난해 8월 12일 국무회의부터 행정안전부가 공식 회의록을 공개한 올 4월 14일 국무회의까지 조사한 결과다.

이 대통령은 지역 균형발전과 관련해 거의 모든 국무위원과 대화했다. 지역 관광 활성화(문화체육관광부), 지역 대출 우대(금융위원회), 지방대 육성(교육부), 지역 상권 활성화(중소벤처기업부), 분산 에너지(기후에너지환경부), 비수도권 세제 및 재정 차등 지원(재정경제부) 논의가 모두 지역 균형발전 의제로 모아졌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는 외국인 농촌 근로자 문제를 묻기도 했다. “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라는 게 이 대통령 인식이다.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이 대통령 의지도 국무회의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11차례에 걸쳐 독과점, 담합,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놓고 토론했다. 중동 사태 이후에는 매점매석 행위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불법 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향 지시는 주 위원장에게 네 차례나 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에게는 지난해 11월 공연·스포츠 경기 암표 거래에 대해 “과징금을 세게 매기는 것을 검토하라”고 했다.

중대재해 문제는 취임 초기부터 꾸준히 논의됐다. 지난해 8월 12일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국무위원 4명에게 중대재해와 관련해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산업 재해 발생 기업에 국민연금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물었고 김영훈 장관에게는 근로감독관 증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경찰 내 산재 전담 조직 설치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중대재해와 관련해 15차례 토론했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과 19차례 대화가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원전 건설, 햇빛기본소득 활성화, 지역별 전기료 차등화 검토 등을 주문했다. 최근 중동 사태 이후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달라는 주문을 반복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재외 공관 역할 확대를 네 차례나 주문한 건 특이점이다. 세계 주요 지역에 있는 재외공관이 재외국민 보호 업무뿐만 아니라 수출 확대와 K콘텐츠 확산 거점 역할을 하라는 주문을 반복적으로 했다. 부동산시장 및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도 적잖은 메시지를 냈다.

◇교육·연금 등 구조개혁 논의 실종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자주 언급한 주제는 비교적 현안 중심의 과제로 평가된다. 6대 구조개혁(교육·연금·공공·금융·노동·규제) 같은 중장기 과제는 좀처럼 다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노동·공공개혁, 생산적 금융 논의가 이뤄진 정도다. 노동개혁 핵심 과제인 고용 유연성 확보 문제를 지난 2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영훈 노동부 장관과 논의했고 공공개혁은 구윤철 재경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공공기관 통폐합을 강조했다.

미래 세대 부담을 덜기 위한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역대 정부마다 강조해 온 규제개혁 논의도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개혁을 담당하는 최교진 장관에게는 질문한 횟수가 세 차례에 불과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대통령이 던지는 그때의 이슈를 팔로업해 해결하기에 급급하다”며 “대통령 관심사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 일선 부처는 우선순위에서 미뤄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재영/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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