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9일 두 번째로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최근 이어진 물가 상승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TF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던데 라면 한 개에 2000원 하는 게 진짜냐”고 물었다. 이에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1차관)이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맥주,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많이 오른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어쨌든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오른) 물가가 국민에 큰 고통을 주니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 챙겨서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그는 “장관들이 (현안을) 다 알기 어렵다”며 “앞으로 회의할 때 차관이나 필요하면 (담당) 과장을 대동해달라”고 말했다. 경제 현안을 실무 중심으로 세세하게 파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74개 품목 중 53개 품목(72%)의 소비자물가가 12·3 비상계엄 선포 전인 지난해 11월보다 올랐다. 주요 품목별로는 초콜릿 10.4%, 커피 8.2% , 빵 6.3%, 라면 4.7% 등이다. 계엄과 탄핵 사태로 인한 국정 공백기에 식품업계가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달갈 한 판(특란 30개)의 평균 가격은 7000원을 넘어서며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이날 회의에서는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회의에는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문진영 사회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 직무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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