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게임업계의 근로시간 유연화 요구에 대해 “고용된 청년이 소모품으로 버려지는 현상이 벌어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수동에 있는 크래프톤의 복합 문화공간 ‘펍지(PUBG) 성수’에서 ‘세계 3위 게임 강국으로 레벨업’이란 주제로 K게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사업자와 노동자 양측 의견을 모두 반영해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게임업체 대표들은 “게임업은 일종의 트렌드산업이다 보니 집약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게임은 프로젝트 단위로 개발되기에 출시 직전과 직후 업무가 몰리는 만큼 탄력 근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이 노동시간의 탄력적 운영 얘기를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양면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성남시장 때부터 들은 얘기인데 사업자 입장에선 노동시간을 자유롭게, 집중 근무가 가능하도록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노동자는 사장님 앞에서는 그렇게 말 안 하는데 뒤로는 죽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만 보는 게 아니라 고용된 청년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거나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최악의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게 우리 일”이라며 “도덕 감정에만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제도로서 보장도 해야 하기 때문에 두 가지 충돌되는 문제를 지혜롭게 잘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게임업을 문화산업의 중요한 분야로 꼽으며 지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창출, 국부 창출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특정 소수가 독점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기회와 이익을 함께 나누는 그런 좋은 산업으로 만드는 방법을 함께 논의하자”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게임업계의 세액공제 지급 요청과 관련해 “세액은 민감한 분야이므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