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 세계 1등일 것"

5 days ago 8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 직접 경고 메시지를 던진 건 부동산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시장의 유동 자금이 주식 등 자본시장으로 흘러가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직접적 평가를 최대한 자제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시장 자극은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시장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최대 패착인 세제 수단은 동원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여러 차례 밝혔다. 다만 주택 가격 급등 시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원칙적 입장만 견지를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금까지의 이같은 ‘로우키’ 기조에서 벗어나 1980~1990년대 일본의 자산 버블 붕괴 사례까지 거론하며 부동산 시장에 정면으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국민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국제적으로 아마 1등일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동산과 연계된 가계 대출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언젠가는 터질 일”이라며 현 상황을 ‘폭탄 돌리기’에 비유한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903조7000억원으로,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9660만원에 달했다.

동시에 부동산에 쏠리는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투자 수단이 부동산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체투자 수단도 많아지고 자본시장도 정상화돼 가고 있다”며 “생산적 금융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투자도 합리적으로 길게 보고 하도록 사회 전체의 분위기와 판단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을 향해 “부동산 시세 조작이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며 “엄격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