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4일 "부동산 투기를 통해 재산을 늘리겠다는 건 이제는 과거 생각"이라며 "언젠가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고 했다. 과도한 대출이 동원돼 형성된 부동산 자산이 30여년 전 일본의 버블 붕괴 사례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국제적으로 아마 1등일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과대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어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반드시 터질 일"이라고 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이 대통령이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 나타났던 부동산 등 자산 버블 붕괴 현상이 국내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자금의 부동산 쏠림) 방향 전환을 해서 금융도 전환을 하고, 투자도 합리적으로 길게 보고 갈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배석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 "국토부와 금융위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일본 사례를 언급한 건 자산의 과도한 부동산 쏠림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 대한 경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