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가 된 비운의 연인 … 400년 사랑의 끝은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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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가 된 비운의 연인 … 400년 사랑의 끝은 '소멸'

스테디셀러 뮤지컬 '드라큘라'
신성록·김준수 등 스타들 출연
거대한 성채 구현한 무대 압권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배우 신성록. 2021년 사연부터 공연에 참여했다.  오디컴퍼니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배우 신성록. 2021년 사연부터 공연에 참여했다. 오디컴퍼니

뾰족한 송곳니에 묻은 선홍빛 피, 검은 망토를 두른 채 동유럽 음침한 성채의 관 속에 기거하는 뱀파이어 백작. 역사상 가장 유명한 흡혈귀의 이야기가 400년에 걸친 장대한 사랑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드라큘라'가 지난 10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개막했다.

드라큘라는 1897년 브램 스토커의 소설로 발표된 이래 1922년 독일 표현주의 영화 '노스페라투', 1992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영화로 거듭 되살아난 현대 문화사의 가장 강력한 공포 아이콘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2004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지만, 2014년 한국 초연에서 무대 디자인과 연출, 안무를 새로 창작하는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다시 태어난 뒤 올해 여섯 번째 시즌을 맞으며 해외 어느 판본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신성록 김준수 전동석과 새로 합류한 고은성이 드라큘라를, 조정은 박지연 김환희가 미나를 연기한다.

공연에서 돋보이는 건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거대한 무대미술이다. 드라큘라 백작이 은거하는 트란실바니아 카르파티아 산맥 깊은 곳, 미로 같은 성채가 무대 위에 그대로 구현된다. 3겹의 바닥 턴테이블과 9개의 기둥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장면을 전환하고, 스테인드글라스가 새겨진 뾰족한 첨탑은 을씨년스러운 고딕 성당을 옮겨놓은 듯하다.

조명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핏빛 붉은 조명과 서늘한 푸른 조명이 교차하며 드라큘라의 카리스마와 잔혹한 성정을 동시에 비추고, 무더운 여름과 대비되는 초반부의 공포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낯선 이의 피로 젊음을 되찾기 전 늙은 드라큘라의 기괴한 분장도 볼거리다. 원작에도 등장하는 드라큘라의 세 신부는 붉은 옷을 입고 나타나 관능적인 춤으로 쇼 뮤지컬의 면모를 더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극의 플롯은 스토커의 원작 소설보다는 코폴라 영화에 가깝다. 400년 전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신을 저주해 흡혈귀가 된 드라큘라가 조나단의 약혼녀 미나에게서 옛 사랑을 발견하고, 금단의 사랑 끝에 그녀를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소멸을 택한다는 구성이다.

원작 팬이라면 고개를 갸웃할 대목이지만, 덕분에 공포의 화신은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극에는 로맨스라는 동력이 생겼다. 개막 무대에 오른 신성록은 악당과 비운의 연인 사이를 오가는 드라큘라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솔로 넘버마다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1막 마지막 'Life After Life'가 끝난 뒤에는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초연부터 함께한 배우들과 고은성 김환희 임현준 등 새 얼굴이 공존하는 이번 시즌은 12년 차 스테디셀러의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작품은 여름밤의 서늘한 전율과 비극적 로맨스를 동시에 원하는 관객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선택지다. 공연은 10월 18일까지.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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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가 10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며 400년간 이어진 뱀파이어 백작의 사랑 이야기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 작품은 현대적인 무대 디자인과 조명 효과를 통해 드라큘라의 신비롭고 비극적인 매력을 강조하며, 원작 소설과는 달리 금단의 사랑을 통해 극적인 전개를 이끌어낸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공연의 신선함을 더하며, 작품은 10월 18일까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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