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계엄 당일 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 앞 당사 집결을 처음 공지한 것은 당시 당 대표였던 한 의원이라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안 의원의 증언이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방에도 오후 11시 3분 ‘당 대표실, 최고위 장소 국회→당사 변경’이라는 공지가 먼저 뜬 게 사실이다. 원내대표였던 추 시장이 비상 의총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바꾼다는 공지가 올라온 건 6분 뒤였다.
▷한 의원 역시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이 나온 당일 페이스북에 계엄 당일 오후 11시경 당사를 임시 집결지로 안내한 것은 국회 봉쇄가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을 겨냥해 계엄 당일에 대한 왜곡 시도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자 안 의원도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계엄의 밤에 직접 듣고 당의 공식 자료로 확인한 사실을 그대로 증언한 것이라며 “왜 계엄 당일의 역사가 오직 한동훈 한 사람의 영웅 서사가 돼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한 의원이 추 시장보다 먼저 당사 집결을 지시했다고 해서 추 시장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의원은 지난해 해당 의혹에 대해 판사 앞에서 증언해 달라는 특검의 ‘공판 전 증인신문’ 출석은 거부했다. 특검은 한 의원에게 10차례 소환장을 보냈지만 모두 ‘폐문부재’(당사자가 없고 문이 닫혀 있음) 상태였다며 증인신문을 철회했다. 안 의원이 “할 말이 있다면 ‘폐문부재’ 뒤에 숨지 말고 법정에 출석해서 증언하면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다.▷안 의원이 한 의원을 비판하자 친한계 의원과 인사들은 안 의원의 당적 변경 이력을 들추거나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하며 난타하기 시작했다. 이를 놓고 안 의원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반응을 접했다”면서 “한동훈 의원이 복당한다면 당이 어떻게 혼란에 휩싸일지, 그 예고편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한 의원이 당 밖에 있는데도 이 정도인데, 그가 복당하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었다. 과거 안 의원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날 선 어조다.
윤완준 논설위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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