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의 하늘속談]엔진 파편에 구멍 뚫린 비행기, 10년 새 유사 사고만 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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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어 1879편 항공기의 고장 난 엔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몰타에어 1879편 항공기의 고장 난 엔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원주 산업1부 기자

이원주 산업1부 기자
10일(현지 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 마케도니아 국제공항을 이륙해 독일로 향하려던 몰타에어 1879편 항공기가 갑자기 엔진 고장을 일으키면서 출발 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문제는 이 비행기가 단순 엔진 고장만으로 회항한 게 아니라, 엔진 고장을 일으킨 직후 객실 유리창 하나가 깨지면서 승객 몸 일부가 창밖으로 빨려 나가 부상을 입는 ‘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정식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정황은 이렇다. 이륙한 지 약 10분경 약 4.8km(1만6000피트) 상공을 통과하던 비행기에서 갑자기 폭발음이 들리면서 오른쪽 엔진이 고장을 일으킨 후 엔진 근처에 있는 유리창이 깨졌다는 것이다.

엔진이 고장 났는데 객실 유리창이 왜 깨질까. 엔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유리창을 강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천만다행으로 승객 한 명이 크지 않은 부상을 입는 데 그쳤지만 실제 원인이 엔진 파편 때문이라면 이 사고를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보잉 737 기종에서 엔진이 고장 난 직후 파편이 튀어 동체를 강타해서 구멍이 나는 사고가 최근 10년 사이 벌써 세 번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유명한 사고는 2018년 미국에서 발생한 사우스웨스트 1380편 사고다. 미국 뉴욕에서 댈러스로 향하던 이 비행기가 9.1km 상공을 날던 중 엔진 내부에서 팬블레이드(엔진 안쪽에서 선풍기처럼 돌면서 공기를 빨아들이는 날개)가 깨지면서 엔진 덮개(나셀)를 강타했고, 이 충격으로 파손된 나셀 조각이 동체를 때리면서 구멍이 생긴 사고였다. 객실 기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혼란이 생겼고, 결국 이 사고로 승객 한 명이 숨졌다.

737 기종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용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년 전인 2016년에도 유사 사고를 겪었다. 2016년 루이지애나에서 올랜도로 가던 사우스웨스트 3472편 보잉 737 항공기가 출발 12분 만에 9.4km 상공에서 역시 팬블레이드가 부러지면서 엔진 흡입구를 깨뜨렸고, 이 흡입구 파편 일부가 동체를 뚫고 들어가는 사고였다.

비행기는 수십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기계다. 어떤 이유로든 고장이 날 수는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나 유럽 항공안전청(EASA)에서는 엔진이 고장 나더라도 그로 인해서 ‘위험한 상황’이 생기는 확률이 엔진을 1시간 가동할 때 1000만분의 1번 이하로 발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험한 상황’ 중 하나가 엔진이 부서지면서 생긴 파편이 엔진을 뚫고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이 같은 ‘위험한 상황’이 동일 기종에서 3번이나 발생한 것이다.

실제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018년 사고를 조사하고 낸 보고서에서 보잉을 상대로 엔진 나셀 등을 재설계해 안전을 보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이 조치를 강제하는 FAA의 규정이 2025년부터 시행돼 조치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 보잉 737 기종은 지금까지 1만2000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기종인 만큼 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가 시급히 완료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주 산업1부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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