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평범하고 행복한 순간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5311아티스트 작가의 철학이 저희와 잘 맞았고, 이를 일상으로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르주엘 탄생의 이유입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동혁 아르주엘 대표(사진)는 브랜드를 만든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박 대표는 모녀 작가 그룹 ‘5311아티스트’(5311)와 손잡고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주엘' 공식 론칭을 발표했다.
아르주엘은 예술은 소수만 누리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철학과 함께 출범했다. 기업 슬로건도 '아트 인 더 오디너리(ART in the Ordinary)'로 정했다. 최근에는 브랜드 첫 제품으로 퍼퓸 핸드크림 4종을 선보였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코스메틱, 가방, 식탁보 등 일상 용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박 대표와 5311의 인연은 1년 전 겨울, 강남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작가의 데뷔전에서 시작됐다. 코스메틱 관련 브랜드를 구상 중이던 박 대표는 전시장에서 작품에 단숨에 매료됐다. 그는 “(작가가) 기존 문법을 파괴한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는데 상업적 요소와도 잘 어우러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예술과 상업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저희의 중요 과제인데 작가님이 그 방향과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해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말처럼 5311의 작품은 기존 예술품과 차별화된 개성이 포인트다. 5311은 소재의 차별성을 스스로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그들은 “일반 캔버스가 아니라 인조 가죽 소재에 페인팅을 한다. 일상에서 쓰는 가방 등을 이용해 작업하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을 신선하게 봐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상적 소재를 활용하는 아티스트와 상업과 예술의 접점을 찾던 박 대표가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모녀 작가 중 어머니인 박주영 씨는 작가로 데뷔하기 전부터 상품 개발, 인테리어 등 디자인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제품에 그림을 입혀왔는데 유명 디자이너 앙드레김도 그의 작품을 좋아했다는 일화를 귀띔했다.
5311은 아르주엘 핸드크림 패키지의 디자인을 맡고 있다. 향후 늘어나는 브랜드 제품군의 디자인도 담당할 예정. 향 디자인 과정에도 직접 참여했다. 5311은 “핸드크림을 가방에서 꺼낼 때나 향을 맡을 때에도 제품과 작품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했다”고 소개했다.
브랜드 이름 역시 박 대표와 5311의 철학을 담았다. 아르주엘은 ‘Art’(예술)와 불어 ‘Jouer’(즐기다, 표현하다)의 합성어로,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고 경험한다는 뜻이다. 5311은 브랜드명에 대해 “아르주엘이 봉주르(bonjour)와 어감이 비슷해 마치 인사하는 것처럼 들린다”라며 “이를 시작으로 점점 의미가 발전해 현재의 뜻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은 손끝에서 탄생한다는 의미로, 고객들이 핸드크림을 바르면서 작품도 함께 느끼길 바랐어요.” 박 대표는 핸드크림을 브랜드의 첫 제품으로 선보인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핸드크림이 우리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범용적인 제품이라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웃어보였다.
아르주엘은 ‘한정판’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을 계획이다. 내용물은 같지만 패키지 겉면에 그려진 작품들을 다르게 만들어 한정 수량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퍼퓸 핸드크림 4종 패키지도 5000개 한정으로 만들어졌다.
박 대표는 “지속적으로 한정 수량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들이)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이라고 여길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시도할 계획이다. 한정판 제품을 수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제품 홍보를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박 대표는 “패키지에는 1% 확률로 당첨되는 ‘골든티켓’이 포함되며 당첨자는 작품의 원화를 받아볼 수 있다. 회사가 소비자에게 줄 작품을 구매하면 작가와의 상생 구조도 만들어지기 때문에 좋은 마케팅 수단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향후 이 이벤트를 브랜드 전 제품에 적용해 매출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해당 핸드크림 패키지는 현재 자사몰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아르주엘은 향후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백화점, 팝업스토어 등으로 판매처를 늘릴 계획이다.
박 대표는 “특정 연령이나 성별을 소비 타깃으로 삼고 있진 않다. 평소 예술 작품에 관심이 많지만 비싸서 접근하기 힘들었던 분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