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발제조사 ‘스케처스’가 화려함보다 편안한 매력을 앞세우며 신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등 기술 집약적인 신발과 고가 마케팅 전략에 몰두하는 브랜드와 달리 가뿐한 착화감과 낮은 가격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80억 달러(11조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스케처스는 현재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이어 글로벌 신발제조사 3위에 랭크돼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6년까지 약 10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케쳐스는 여타 유명 브랜드와 다른 전략으로 신발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기술 개발과 마케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기보다 편안하고 저렴한 단화를 내세워 접근성을 확보했다. 스케처스의 ‘핸즈 프리 슬립온 슈즈(손대지 않고 신는 신발)’은 편안함을 찾는 은퇴자들과 성장기에 있는 자녀들을 위한 신발을 원하는 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존 반데모어 스케쳐스 재무 책임자는 “우리는 단지 다른 회사일 뿐”이라며 “대형 브랜드들의 전략과 거의 정반대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케쳐스는 화려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수백 달러에 달하는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지 않으며, 마케팅을 위한 유명 스포츠 스타와의 광고 계약에도 소극적이다. 대신 낮은 가격의 편안한 신발을 공급하고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활용해 비용을 낮춘다. 경영진들조차 스케처스가 편안하고 저렴한 ‘발 덮개(Foot Covering)’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식 시장에서도 스케처스의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스케처스의 주가는 5년 전 대비 85.4% 뛰어올랐다. 반면 전통적인 강자인 나이키의 주가는 같은 기간 26% 추락했으며, 아디다스 주가도 13.9%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