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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기업인 스위치봇(SwitchBot·卧安机器人)이 홍콩 증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이 기업은 세계 1위 드론 기업 창업자가 회사 임원으로 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中 로봇 거물도'스위치봇'에 관심
10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스위치봇은 지난 8일 거래소 메인보드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홍콩 증시 메인보드는 국내 '유가증권시장'격으로 재무요건이 탄탄한 우량기업이 상장돼 있는 곳이다. 스위치봇의 증시 입성 소식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중국 '로봇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쩌샹 홍콩과학기술대 로봇공학과 교수가 이 회사의 비상임 이사로 몸담고 있어서다. 리 교수는 세계 1위 드론 기업 DJI의 공동 창업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시드 머니 단계부터 시리즈 A, B 라운드에 이르기까지 스위치봇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10월 설립된 스위치봇은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정용 로봇 시스템 공급업체다. 로봇 연구·개발·판매부터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 등 다양한 사업 범위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 각종 스위치를 제어할 수 있는 '손가락 로봇'이 있다. 커튼을 열고 닫는 '스위치봇 커튼', 지문 인식 도어록인 '스위치봇 락' 등도 출시했다. 가사부터 노인 돌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세계 최초로 AI가 탑재된 멀티태스킹 가정용 로봇 'K20+ 프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바닥 청소와 공기 청정 및 가습, 실내 모니터링, 배송 기능 등을 지원하는 모델이다.
이 회사는 1991년생의 젊은 최고경영자(CEO)인 리즈천이 이끌고 있다. 회사의 연구개발 인력 비중은 50% 이상을 차지한다. 하얼빈 공업대학, 홍콩과학기술대학교, 토론토대학교, 베이징대학교 등 국내외 명문대 출신이 핵심 구성원으로 있다. 스위치봇은 전 세계적으로 269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스위치봇은 지난해 소매 판매 기준으로 AI 임베디드 가정용 로봇 시스템 공급업체 시장 점유율 1위(11.90%)를 기록했다.
최근 유럽서 두각…日매출 비중 58%
스위치봇은 최근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과 유럽, 북미 지역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기준 일본 매출 비중이 57.7%에 달한다. 같은해 유럽(21.4%)과 북미(15.9%) 지역까지 합치면 이들 지역 매출 비중이 전체의 95%에 달한다. 특히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마존 채널을 통한 판매 비중도 적지 않다.
실적도 매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억1000만 위안(약 11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8% 증가했다. 2022년 매출 2억7500만위안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매출 총이익률도 지난해 51.7%로 집계돼 전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손실 규모도 지난해 307만4000위안으로 1년 사이에 80% 넘게 감소했다.
올 초 딥시크 열풍을 계기로 홍콩 증시에서 로봇 관련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있다.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말에도 알리바바의 CEO가 투자한 이력이 있는 러동로봇 등이 홍콩 증시에 문을 두드린 바 있다.
스위치봇은 상장을 통해 수혈한 자금으로 핵심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 채널 확대 등에 나설 계획이다. 상장 후 1년 내 대출 상환 등에도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