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1번지’ 나주 영산포, 45년 만에 ‘읍’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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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행정구역 환원 추진
1981년 금성시로 개편되며 사라져… 올해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통과
영강-영산-이창동 통합 가능해져… 행정 효율 향상-농촌 특례 기대
시 “주민 의견수렴 절차 거칠 것”

1981년 전남 나주읍과 통합되면서 행정구역에서 사라진 옛 영산포읍(왼쪽 사진)과 현재 나주시 영산포 일대 전경.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이르면 내년 초 ’영산포읍’이 45년 만에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나주시 제공

1981년 전남 나주읍과 통합되면서 행정구역에서 사라진 옛 영산포읍(왼쪽 사진)과 현재 나주시 영산포 일대 전경.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이르면 내년 초 ’영산포읍’이 45년 만에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나주시 제공
전남 나주시 영산포는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영산강 물길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던 호남의 대표 포구였다. 강을 따라 목포와 광주를 오가는 배가 드나들었고, 삭힌 홍어 특유의 냄새가 골목마다 배어 있어 자연스럽게 ‘홍어 1번지’라는 이름을 얻었다. 영산강 수운과 상업 기능을 바탕으로 번성했던 영산포읍은 당시 나주를 대표하는 생활·경제 중심지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영산포의 풍경도 달라졌다. 1981년 나주읍과 영산포읍이 통합돼 금성시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영산포읍’이라는 이름은 행정구역에서 사라졌다. 이후 영강동·영산동·이창동 등 여러 동으로 나뉘었고, 영산강 수운 기능이 쇠퇴하면서 과거 번성했던 포구의 모습도 점차 희미해졌다. 한때 사람과 물자가 넘쳐났던 지역은 지금 인구 감소와 생활권 침체, 고령화라는 지방도시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45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영산포읍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나주시는 최근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영강동·영산동·이창동을 통합한 ‘영산포읍’ 환원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주민 의견 수렴과 행정 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초 영산포읍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변화의 계기는 이달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는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지역 통합력 회복을 위해 도농복합 형태의 시에서 2개 이상의 동을 통합해 기존 읍 체제로 환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영산포읍 환원을 가능하게 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그동안 나주에서는 영산포읍 환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영강동·영산동·이창동 인구는 8000여 명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주민 생활권은 사실상 하나로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어 정책 추진과 생활 행정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농촌 생활권 성격이 강한데도 행정구역상 ‘동’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각종 농촌 특례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있었다. 대학 입시 농어촌 특별전형, 건강보험료 감면, 농어촌 관련 지원사업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점이 주민 불만으로 이어졌다. 영산포에는 고교 3곳(영산고·전남미용고·전남외고)과 중학교 2곳(영산중·영산포여중)이 있다.

나주시는 실태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주민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행정구역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황종민 나주시 행정팀장은 “주민 동의와 광주전남통합특별시, 행정안전부 협의 등을 마치면 영산포읍 명칭 부활이 최종 확정된다”며 “빠르면 내년 초 영산포읍 명칭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이번 영산포읍 환원을 단순한 행정구역 변경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산포 권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하면 분산된 행정 기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영산강 관광·문화 자원과 연계한 지역 개발 사업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홍어의 도시’로 불리는 영산포의 상징성을 다시 살려 지역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강상구 나주시장 권한대행은 “영산포가 나주를 넘어 호남의 중심 생활권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과 후속 절차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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