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에 5000만원? 요즘 누가"…신혼부부가 달라졌다 [류은혁의 유통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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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현동 웨딩거리의 판매점  /연합뉴스

서울 아현동 웨딩거리의 판매점 /연합뉴스

혼인 건수가 8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가구업계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맞물려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이른바 '미니멀 혼수'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구·인테리어 업체인 현대리바트는 올 1분기 영업이익으로 1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88.9% 급감한 수치다. 매출도 18.6% 줄어든 3559억원에 그쳤다. 침대 매트리스 업체 지누스는 약 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44%가량 감소했다.

온라인 가구 유통업체 스튜디오삼익도 힘을 못 쓰고 있다.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8.8% 감소한 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11억원에서 5억원대로 56%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원가율과 비용 효율화로 50% 넘게 영업이익이 개선된 한샘도 외형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1분기 매출이 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매출이 8.3% 줄어든 데 이어 4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가구업계의 부진은 최근 결혼 시장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혼인 건수는 6만2309건으로 1년 전보다 3609건(6.1%) 증가했다. 9분기 연속 상승세다. 특히 1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8년(6만6151건)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혼인율이 급증한다고 실제 가구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가구업계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과거엔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침대와 소파, 식탁, 장롱 등 주요 가구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최근엔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매매 거래가 줄어 가구 교체 수요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수천만원을 들여 다량의 가구를 묶어 구매하는 혼수 패키지를 대신해 꼭 필요한 품목만 사는 미니멀리즘 소비 경향이 짙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 수요는 혼인 건수보다 주택 거래량과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최근 신혼부부가 필수 품목만 우선 구입한 뒤 나머지 가구는 차후 구매하거나 중고 제품으로 대체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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