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남성이 암에 걸린 여자 친구와 결혼을 강행하고, 이후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를 위해 매일 노래하고 춤을 추며 간호한 끝에 기적적으로 아내가 의식을 회복한 사연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5일(현지시각) 덩유차이의 순애보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친구의 결혼식에서 예메이디를 처음 만나 첫눈에 반했다. 예씨는 당시 재발률이 90%에 달하는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교종 진단을 받고 대학을 중퇴한 상태였다.
덩씨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을 겪은 뒤 학업을 중단하고 대도시에서 일해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예씨의 밝은 성격에 매료돼 적극적으로 구애했고, 처음엔 거절하던 예씨도 “함께 병과 싸우겠다”는 덩씨의 진심에 감동해 청혼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2019년 결혼해 2021년 딸을 얻으며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2022년 예씨의 병이 재발했고, 두 차례 수술에도 상태는 악화해 결국 혼수상태에 빠졌다.
예씨는 의식을 잃기 전 남편에게 “당신 덕분에 딸도 하나 낳아 행복한 생활을 해 더 이상 여한이 없다”며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을 터이니 그냥 죽게 해달라”고 말했다.
의료진 역시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덩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병원 대신 아내를 집으로 데려와 매일 아내 앞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그리고 3개월 후, 기적처럼 예씨는 의식을 되찾았고 두 달 뒤엔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깨어나 처음 한 말은 "고마워"였다.
덩씨는 아내를 돌보고 어린 딸을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이들의 이야기가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수많은 누리꾼의 응원과 성금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치료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예씨는 스스로 걷고, 길거리 노점상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덩씨는 아내의 투병과 회복 과정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며 2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았고, 이로 얻은 수익은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
SCMP는 "건강하지만 불행한 커플이 너무 많지만, 이들은 건강하지 않지만, 너무도 행복하다"며 "사랑이 삶을 희망으로 가득하게 만들었다"는 한 누리꾼의 댓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고 전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