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피 찍고 6천대로 수직낙하…안갯속 코스피 어디로
하닉 ADR 이벤트 종료에
메모리 이익 의구심까지 …
수급불안 요인 한번에 터져
"추세하락 진입 단계는 아냐"
전문가들, 일시조정 무게 속
실적발표·금리 등 변수 산재
13일 삼전닉스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8476.48에서 이날 6806.93으로 보름이 채 지나기 전에 20% 가까이 빠졌다. 특히 지난 7일 발표된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이 빅테크 기업으로서는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냈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ADS)이 성공리에 상장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충격은 더 크다. 반도체 '투톱' 기업의 대형 이슈가 무난히 소화됐음에도 연일 주가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일시적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증시 급락이 삼전닉스의 이익 성장 구조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높아진 증시 변동성 속 '재료 소멸' 수급 이슈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관론도 상존한다. 빅테크에서 천문학적인 투자를 지속할지에 대한 의구심과 과잉 공급론, 중국 반도체 기업 부상 등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조정 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향후 시장 관전 포인트로는 이달 말 예정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SK하이닉스의 실적·투자계획 발표가 꼽히고 있다. 이날 정상우 KB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금일 발표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193% 늘어날 정도로 수출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오늘 시장의 급락은 펀더멘털 훼손형 조정이 아니라 수급적 이슈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정 본부장은 "빅테크 실적 발표와 추가 투자 등에 대한 언급에 따라서 미래 영업이익에 변동성이 생길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추세적인 하락 전환보다 단기 과열 해소 과정에 가깝다고 본다"며 "다만 실적 기대가 높아진 만큼 향후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조정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에 비해 서프라이즈 강도가 낮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하향 전망 등이 나오면서 주가가 세게 조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메모리 서사의 힘이 약해진 것은 맞지만 이게 하락장으로 본격 전환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아직 글로벌 반도체주들은 크게 빠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워낙 급하게 올랐으니 조정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날 한국 증시의 조정을 촉발한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락(-15.37%)에 대해서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호재 소멸과 높아진 본주의 수급 변동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시장의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차익실현까지 이어지며 하락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이번 급락은 수급적인 요인이 뒤엉킨 결과"라며 "시장에서는 ADR 상장 자체를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아니라 일종의 재료 소멸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반도체 랠리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대형 증권사들의 보수적인 리포트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차익 실현·투매 물량이 쏟아진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도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에 움직이기보다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수급적 요인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환전 없이 거래가 자유로운 미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매매할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이 한국 본주를 팔고 ADR을 보유하는 흐름이 일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기초체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코스피와 이를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빅테크의 투자 여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과 중국 반도체 부상 이슈 등이 시장의 불안감과 변동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며 경계 요소로 꼽았다.
남 본부장은 "하반기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실적 개선 흐름은 유효하다고 보지만 주가 변동성은 이전보다 높아질 수 있다"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빅테크의 AI 투자 둔화와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이 동시에 나타나며 공급 부담이 확대되는 경우"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경쟁 심화,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도 향후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달 말 빅테크 실적 주목
특히 이달 말 줄줄이 예정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향후 투자 계획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지목됐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투자 경쟁이 지속되면 국내 증시와 반도체주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 속도 조절에 대한 발언이 나올 경우 국내 증시의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월말에 발표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가 메모리 서사의 지속성을 판단할 것"이라며 "가장 최근 CAPEX를 발표한 오라클이 오히려 늘린다고 한 점을 볼 때 급하게 축소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금 본부장도 "하반기 본격적인 실적 확인과 콘퍼런스콜을 통한 CAPEX 효율성 입증, 장기공급계약(LTA) 비중 가시화 등이 핵심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대석 기자 / 추경아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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