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유가 다시 급등…석유 최고가격제 출구전략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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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희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구 부총리는 27일부터 적용되는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L)당 150원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스1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희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구 부총리는 27일부터 적용되는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L)당 150원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스1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재차 고조되고 국제유가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정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제도 종료 가능성이 커졌지만 최근 양국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최고가격을 다시 올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제도가 장기화할 경우 가격 왜곡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하지만 서민 물가 부담을 고려하면 당장 폐지하기도 어려워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84.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71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14일 개전 106일 만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휴전에 합의하면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이달 7일 양 측의 공격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은 14일부터 이란 항구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 작전을 공식 재개했다. 이후 해협을 지나는 선박도 빠르게 줄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를 인용해 미국의 봉쇄 작전 전후로 하루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21척에서 13척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통항 차질이 이어지면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더 커질 수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던 정부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기름값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3월 13일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뒤 4개월 넘게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7차 최고가격을 L당 150원 낮추고, 추후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제도 종료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폐지는커녕 8차 최고가격을 재인상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제도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 역시 정부에 큰 부담이다. 시장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면 정유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돼 석유제품 공급 유인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수급 불안과 가격 왜곡이 커질 우려도 있다. 정부로서는 국민들의 기름값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시장 기능 훼손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충된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정부는 7차 최고가격을 발표하며 해당 가격을 4주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다음주 말 8차 최고가격이 고시된다. 다만 정부가 당장 최고가격 재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현시점에서 제도 종료나 최고가격 재인상을 바로 결정하기에는 (중동정세나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국제유가 상승 폭도 더 커진다면 그때 가서 최고가격 재인상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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