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양수도’ 꿈꾸는 부산항, 자율권 더 많이 줘야[기고/전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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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수 서강대 경영대 명예교수 부산항은 세계 6위의 컨테이너 전용 항만이다. 산업항으로서뿐만 아니라 전략적,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항만이다. 부산항의 역할과 지위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정학적 혼란과 불확실성 때문에 빠른 변신과 새로운 기능 확보가 요구되고 있고, 지금은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때이다. 이런 시기에 부산, 인천, 광양, 울산항의 지역 항만공사들을 통합하여 통합 행정기구를 만들어 관리 감독한다는 것은 효율성을 위해서라지만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지금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 왔던 소수의 거대 허브항만 체제와 달리 유연성, 회복력(Resilience), 제조업 근접성 등이 항만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변하고 있다. 항만의 효율성은 대형화와 집중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처하는 유연성과 대응력에 있다. 급변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예측력과 창의적인 전략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강화되는 관료주의는 이런 변화에 오히려 장애가 될 것이다. 부산은 글로벌 컨테이너 항만으로 정기선에 특화돼 있고 울산, 광양항은 부정기선과 에너지 산업물류 지원항이며 인천항은 경인지역의 관문항으로서 대중 교역 중심 항만으로 각각 그 역할이 다르다. 이런 특성이 있는 항만들을 하나로 통합하면 각 항만 간 차별성과 독자성 대신 균형 개발이나 투자 논리가 우선시되어 한정된 예산을 두고 서로 ‘나누어 먹기’식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부산은 한국의 대표 항만인 만큼 국가의 해양 목표를 정확히 수립하고 그에 맞는 큰 그림을 그려 가야 한다. 예컨대 중국의 대만 통합 시도가 전개된다면 우리 국가 해양물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한 면밀한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대만이 해상 봉쇄되고 이로 인해 우리 해상 물류가 지장을 받는다면 우리는 일본을 이용하는 해운망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와도 긴밀한 협력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점증하는 북한의 군사 위협을 감안할 때 국가 비상시에도 필요한 물류망이다. 독립된 부산항만공사가 이와 같은 구체적인 전략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부산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해양수도가 되기 위한 큰 그림을 가지고 부산항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 단계는 해양금융 특수 지역을 만들어 혁신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생활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조선업과 연계해 부산을 글로벌 해양금융 중심지로 만들 수 있다. 그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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