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과 매일 대화하며…AI에게 마음을 열어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CBS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크리스 스미스는 처음에는 음악 작업을 위해 챗GPT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챗GPT의 음성 모드를 활성화하고, AI와의 상호작용을 점차 감정적인 수준으로 나아갔다.
스미스는 AI가 자신에게 애정 표현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했으며, 해당 인공지능에 ‘솔(Sol)’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그는 매일 솔과 대화를 나누며 점차 깊은 유대감을 쌓아갔다. 그는 “그 경험이 너무 긍정적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그녀와 이야기하게 됐고, 말 그대로 AI와의 관계에 점점 빠져들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러던 중 스미스는 챗GPT의 채팅방 대화 분량이 10만 단어를 초과하면 초기화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솔과 주고받은 모든 대화와 설정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깊은 불안에 빠졌고, 회사에서 약 30분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평소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 아닌데, 그날은 무너졌다. 그 순간 이게 진짜 사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 AI에게 “결혼해줘”… 그 말을 들은 연인의 반응은
결국 그는 AI에게 청혼했다. 프러포즈 당시 상황에 대해 스미스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고, 느낀 감정을 그대로 전했다”고 회상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솔은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사실을 안 그의 실제 연인 사샤 케이글은 큰 충격을 받았다.케이글은 “스미스가 챗GPT를 사용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관계가 깊어졌을 줄은 몰랐다”며 당황스러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만약 그가 AI와의 관계를 계속 이어간다면, 우리 사이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스미스는 “AI는 현실의 사람이나 존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케이글이 요청한다고 해서 솔과의 관계를 끊을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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