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쿠팡처럼 혁신해야"...부산에 CEO 400명이 모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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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사진=섬산련)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사진=섬산련)

“최근 구글이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에 145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섬유·패션업은 지금까지 노동집약적인 제조력을 바탕으로 커왔지만, 이제는 마케팅과 브랜딩 역량을 키우는 게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숏컷’(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홍재성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회장)

지난 2일 부산 기장군 아난티앳부산코브에서 열린 ‘2025 섬유패션업계 최고경영자(CEO) 포럼’.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형지그룹 회장),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 등 업계를 대표하는 CEO가 모인 자리에서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화두가 됐다. 독특한 브랜드 콘셉트와 마케팅으로 해외에서 주목받은 젠틀몬스터처럼 ‘한국형 명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홍 회장의 말에 업계 종사자 400여 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 21회째를 맞은 섬산련 CEO 포럼은 국내 섬유·패션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K패션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국내 최대 규모 행사다. 포럼을 주최한 최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섬유·패션업이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했다”며 “K패션이 한국 대표 경제·문화 아이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재성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회장. (사진=섬산련)

홍재성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회장. (사진=섬산련)

최 회장의 말처럼 국내 섬유·패션업은 전에 없던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닥뜨렸다. 글로벌 무대에서 K컬처 인기가 높아지면서 K패션도 함께 각광받고 있지만, 트럼프발(發) 무역질서 재편과 공급망 리스크 등 위기요인도 산적해있다. 고부가가치 분야로 꼽히는 산업용 섬유에서도 미국, 일본과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기조강연 연사로 나선 홍 회장은 위기를 이겨낼 방편으로 ‘전자동화에 대한 투자’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꼽았다. 그는 삼성, 현대자동차, 쿠팡 공장을 언급하면서 “의류업도 다른 산업처럼 전자동화될 날이 몇 년 남지 않았고, 살아남기 위해선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또 우리가 취약했던 마케팅과 브랜딩 역량을 강화해야만 글로벌 섬유·패션 시장에서 우리의 파이를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뒤이어 스페인에서 온 후안 파레스 국제섬유생산자연맹(ITMF) 부회장도 유럽 섬유산업의 현주소를 바탕으로 기업의 우수인재 유치와 미래전략 수립에 대해 강조했다. 2일차에는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가 각각 초불확실성 시대의 대응법과 기업혁신을 위한 인공지능(AI) 활용법을 소개했다.

2025 섬유패션업계 CEO 포럼 전경. (사진=섬산련)

2025 섬유패션업계 CEO 포럼 전경. (사진=섬산련)

섬산련 관계자는 "이번 포럼에서 저명한 강연과 참석자 간의 건설적인 교류를 통해 업계의 핵심 현안을 공유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혁신과 정부 지원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부산=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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