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인도 최고 공과대학들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선다.
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올해 1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3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인도 공과대(IIT) 3개 대학과 ‘현대 미래 모빌리티 혁신센터’ 공동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IIT는 1951년 설립된 인도 최고 수준의 공학 교육기관으로, 인도 전역에 걸쳐 23개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2월 IIT 델리·IIT 뭄바이·IIT 마드라스 등 3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 체결로 이날부터 인도 내 전동화 기술 특화 연구 거점인 현대 혁신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 혁신센터는 현대차·기아와 IIT의 교수진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배터리와 전기차 분야 분과 조직을 통해 산학 협력을 전개한다. 운영위원회 공동 의장에는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부사장이 선임됐다.
현대차·기아는 현대 혁신센터에 2년간 50억원가량을 투자해 배터리·전동화 분야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공동 산학 연구 과제는 배터리 셀 및 시스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배터리 시험 등 4개 분야 총 9건이다.
현대차·기아는 공동 연구 수행을 통해 에너지 밀도·수명·안전성 등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성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인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 솔루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IIT 3개 대학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대 혁신센터를 2025년 말까지 10개 대학 총 100여 명의 교수진이 참여하는 모빌리티 전문가 네트워크로 확장할 방침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은 "선진 연구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도 시장에 특화된 기술을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의 월간 판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에서 현대차는 15만3550대, 기아는 7만5576대 등 모두 22만9126대를 판매했다. 이는 이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1분기(22만5686대)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