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당국은 앞으로 상장사가 현금, 주식, 부동산 등 보유자산을 적절히 활용하는지 따지기로 했다. 현금 등을 과하게 쌓아둔 채 투자를 게을리하지는 않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 지배구조 지침’ 개정안을 마련했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 예금 등을 유효하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이사회가 검증하도록 하는 항목을 포함했다. 지침 개정은 5년 만으로, 의견 수렴을 거쳐 여름께 공식 결정할 계획이다.
기업 지배구조 지침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중장기 기업 가치 향상을 목표로 따라야 할 행동 지침이다. 기업은 각 원칙을 준수하는지, 준수하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개정안은 현금, 예금, 주식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해 “성장 투자에 유효하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포함해 끊임없이 검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성장 투자’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은 물론 임금 인상, 사원 연수 등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포함한다.
각 기업이 너무 많은 현금을 쌓아뒀다는 게 일본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작년 3월 말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상장사의 현금 및 예금은 약 115조엔으로, 10년간 40% 이상 증가했다. 시장에선 “현금 및 예금의 활용이 명시돼 주주 경영진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현금 및 예금이 성장 투자 대신 주주 환원에 쓰이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일본 상장사 사이에선 유망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성장 투자 대신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액에 나서는 움직임이 있다.
개정안은 경영진의 단기 지향적 움직임도 견제한다. 주주 환원에 의존하는 등 단기적 시각으로 행동하지 말고, 중장기적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한 성장 투자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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