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나눔의 상징 음성 품바축제 팡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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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과 나눔의 상징인 음성품바축제가 11일부터 닷새간 충북 음성 설성공원과 꽃동네 일원에서 펼쳐진다. 음성군 제공

해학과 나눔의 상징인 음성품바축제가 11일부터 닷새간 충북 음성 설성공원과 꽃동네 일원에서 펼쳐진다. 음성군 제공
“얼~씨구 들어간다~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옛 민초의 힘든 삶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던 각설이패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품바축제’가 11~15일 충북 음성군 음성읍 설성공원과 꽃동네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 축제는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일군 최귀동 할아버지(?~1990)를 기리기 위해 2000년부터 열리고 있는 전국 유일의 정신문화 축제다. ‘품바’는 장터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동냥하는 사람을 뜻한다.

‘음성은 품바지!’를 슬로건으로 한 올해 축제는 열림‧사랑‧희망‧나눔‧상생의 날로 주제를 정하고, 행사장을 △플레이존 △펀존 △하이존 △셰어존 △그린존으로 나눠 다양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됐다.

‘품바’가 주인공인 축제답게 품바 관련 행사가 주를 이룬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전국 품바 길놀이 퍼레이드’다. 음성 시가지를 행진하며 다양한 품바 연출을 통해 사랑과 나눔을 표현하고, 관람객과 흥을 나누는 시간이다. 또 품바 하우스 짓기 경연대회, 전국 품바왕 선발대회, 품바 의상 패션쇼, 전국 품바 사진 촬영대회 등이 열린다. 품바촌에서는 관람객들이 품바 의상과 분장을 하고 직접 품바로 변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트롯으로 기획한 품바 뮤지컬 공연, 12팀이 본선에서 겨루는 전국 청소년 댄스 퍼포먼스 대회 ‘PUMBA’, 전국 품바왕 선발대회, 품바 라이브 공연 등 다채로운 품바 공연도 펼쳐진다. 이 밖에 품바와 랩이 어우러진 힙합 공연과 청소년과 청년들이 펼치는 2025 음성래퍼캠프 페스티벌, 전국 청소년 댄스 배틀, 지역 청소년 밴드 공연 등도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총 700만 원의 상금이 걸린 숏폼 영상 공모전도 축제 기간 동안 진행된다.

1000여 명의 관람객이 동시에 엿치기(엿가래를 부러뜨린 뒤 구멍의 개수와 크기를 겨루는 놀이)를 하는 ‘천인의 엿치기’와 1000명과 비빔밥을 나눠 먹는 ‘천인의 비빔밥 나누기’ 등의 나눔 행사도 열린다. 꽃동네에서는 노숙인 1004명을 대상으로 일자리와 법률·심리 상담을 하는 ‘노숙인에게 사랑과 희망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음성군은 이번 축제를 ‘일회용품 없는 축제’로 운영키로 하고 다회용기 사용 캠페인을 벌인다. 또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한 키링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조병옥 군수는 “음성품바축제는 10년 연속 충북도 최우수 축제와 8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는 등 국내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라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사랑과 나눔‧풍자‧해학이 함께 하는 신명 나는 축제장을 찾아 재미와 의미를 마음껏 느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최귀동 할아버지. 음성꽃동네 제공

고 최귀동 할아버지. 음성꽃동네 제공

:최귀동:

품바축제의 모태가 된 최귀동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음성군 금왕읍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강제 징용된 뒤 병든 몸으로 고향에 돌아와 무극천 다리 밑에서 걸인 생활을 했다. 자신도 불편한 몸이었지만 밥 동냥을 해 병든 걸인들을 먹여 살렸다.

1976년 금왕읍 무극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발령받은 오웅진 신부는 최 할아버지를 만나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고 당시 가지고 있던 돈 1300원으로 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방 다섯 칸짜리 ‘사랑의 집’을 지어 이들을 입주시켰다. 이곳이 지금의 꽃동네 시초였다. ‘작은 예수’, ‘거지 성자’로 불린 최 할아버지는 1986년 2월 한국가톨릭대상을 받았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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