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한 유튜브·유튜브뮤직 운영사인 구글의 ‘데이터 갑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 뮤직비디오·음원 등을 비롯한 K팝 콘텐츠로 막대한 이용자 유입과 광고 수익 효과를 누려온 구글이 정작 한국에는 국가별 세부 청취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차트에는 제공 중인 데이터를 한국에는 제공하지 않아 “K팝 종주국을 무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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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일환 기자) |
구글 ‘갑질’에 국내 음원 시장 ‘반쪽’ 집계
2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해보면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대음협)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의 ‘디지털 차트’와 ‘음원 이용량 400’(디지털 차트 1~ 400위 음원 이용량의 합)은 유튜브 청취 데이터가 빠진 채 운영되고 있다. 구글이 국가별 이용량이 구분되지 않은 K팝 글로벌 총량 데이터만 제공하고 있어 집계 반영이 불가능한 탓이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1위 업체 유튜브의 데이터가 빠진 상태에서 시장 규모와 흐름을 분석하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대음협 관계자는 “국내 이용량을 별도로 구분한 데이터 제공을 지속 요청하고 있지만 구글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써클차트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식 허가를 받아 설립된 대음협이 2010년부터 운영 중인 대중음악 통합 차트다. 대음협이 써클차트를 통해 멜론, 지니, 플로, 벅스 등 주요 음원 플랫폼의 스트리밍·다운로드 데이터와 뮤직비디오 조회수를 제공받아 순위를 매기는 ‘디지털 차트’, 이를 기반으로 월간 및 연간 단위로 발표하는 ‘음원 이용량 400’은 국내 음원 시장의 규모와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대음협에는 하이브, SM, JYP, YG, 카카오엔터테인먼트, KT지니뮤직, NHN벅스, YG플러스 등 67개 회원사가 속해 있다. 국내 주요 음반 제작사와 유통사, 해외 직배사 등이 성과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는 써클차트의 주요 차트가 구글의 데이터 갑질로 유명무실해졌다. 해외 음원 플랫폼 중 스포티파이, 애플뮤직은 국가별로 이용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디지털 차트’와 ‘음원 이용량 400’ 집계에 정상 반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한국에서 유튜브 자체 차트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써클차트에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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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튜브 뮤직 캡처) |
해외엔 제공하는 데이터…韓 차트는 ‘패싱’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영상과 음원 스트리밍이 혼재돼 있는 플랫폼 특성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지만, 구글이 해외 주요차트에는 이미 국가별 세부 청취 데이터를 제공해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플랫폼 구조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튜브는 영국 오피셜 차트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 차트에 국가별 세부 청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직접 운영하는 동남아시아·인도·중동·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지역 차트에도 세부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빌보드에도 국가별 세부 청취 데이터를 제공해왔지만, 유·무료 스트리밍 집계 비율 변경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지난 1월부터 데이터 협력을 중단했다.
유튜브 데이터가 빠진 상태에서 집계가 이어지면서 써클차트가 국내 음원 시장을 대표하는 통합 지표로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음악 플랫폼 시장에서 유튜브뮤직의 이용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0년 월간 이용자 수(MAU, 와이즈앱·리테일 집계 기준) 100만 명대 수준이었던 유튜브뮤직은 지난해 약 980만 명으로 1000만 명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써클지수’는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써클지수는 대음협이 ‘음원 이용량 400’에 포함된 음원의 제작자들에게 지급하는 저작 인접권료를 지수로 환산한 수치다. 지난해 ‘써클지수’의 경우 442억 지수로 2020년(779억 지수) 대비 36.8%나 줄었다. 국내 음원시장에서 유튜브 영향력이 커진 만큼, 멜론, 스포티파이, 지니뮤직, 플로 등으로 합산한 써클차트의 위상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황준민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글로벌음악산업전공 교수는 “K팝이 세계인이 사랑하는 장르로 자리 잡은 만큼 아티스트들의 국내 차트가 더욱 정확하게 집계할 필요가 있다”며 “점유율 1위 플랫폼인 유튜브의 세부 청취 데이터 미제공으로 써클차트가 한국 음원 시장을 대표하는 통합 지표로서 기능을 못 하는 것은 물론, 음원 소비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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