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무인기를 함재기로 운용하는 경항공모함 전투단을 만든다. 약 2조원을 들여 배수량 3만t급 함정을 새로 건조하고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드론 항공모함으로 개수한 뒤, 드론 함정·함재기를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유용원 국민의힘은 8일 국회에서 개최한 '한국형 유·무인 전력 탑재 항공모함 건조와 무인 해양전력 건설방안' 세미나에서 해군으로부터 입수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해군은 '유·무인 항공기 탑재가 가능한 지휘함'이란 개념의 드론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유·무인복합 해양전투단(MuM-T Battle Group) 또는 강습상륙단(MuM-T Assault Group) 구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새로운 해상 전투단으로 대함·대공·대잠 전투와 입체 고속 상륙 작전 등 여러 형태의 전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만재배수량 2만t급 내외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무인기 이착륙과 드론 함정 지휘가 가능한 함정으로 개수할 계획이다. 작년 11월 해군은 미군과 협력해 독도함에서 미국의 대형 무인기 '모하비'의 이륙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새로 건조하는 배수량 3만t급 드론 항공모함은 설계·건조에 약 11년이 소요돼 2030년대 후반 전력화가 목표다. 건조 비용만 2조원 중후반대로 예상된다. 무인기와 드론 함정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제너럴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과 협력해 비행갑판을 갖춘 대형 함정에서 운용 가능한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시스템은 무인 함정 시제품을 만들어 지난달 시연에 나서기도 했다.
해군은 드론 항모를 각각 지휘함으로 두고 구축함·잠수함과 항공전력, 수상정, 잠수정 등을 함께 편성해 해양전투단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유무인 해양전투단에는 최신예 구축함과 잠수함 등을 집중 배치하고, 유무인 강습상륙단엔 상륙 기동헬기와 공격헬기, 상륙돌격장갑차 등 주로 배치할 계획이다.
해군은 당초 미 해병대의 F-35B와 같은 유인 함재기를 운용하는 경항공모함 건조도 검토했으나 올해 초 이를 사실상 백지화했다. 향후 병역 자원이 급감하는 탓에 수 천명의 운용 인력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해군은 드론 항모 전투단 운용 인력은 레이더 기지 무인화와 경계병력 민간 전환 등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 의원은 유·무인 복합운용체계를 두고 이라며 "무인기 항공모함은 비용 효율성은 물론 급변하는 전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플랫폼으로 미래 해군력의 핵심 축이자 전략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