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글로벌 항공엔진 부품 산업이 항공 수요 증가와 공급망 병목이 맞물리며 장기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항공기 운항 기단이 향후 20년간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가운데, 엔진 부품 공급은 숙련 인력 부족과 높은 진입장벽으로 단기간 확대가 어려워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전우빈 밸류파인더 애널리스트는 15일 ‘항공엔진 산업분석보고서’에서 “글로벌 민항기 시장은 구조적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인증된 항공엔진 부품사의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항공엔진 부품 산업이 향후 수년간 구조적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버스와 보잉은 2025~2044년 각각 4만3420대, 4만3600대의 신규 항공기 수요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운항 기단은 2024년 2만4730대에서 2044년 4만9210대로 약 두 배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2050년 글로벌 항공여객 수요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에어버스의 백로그는 9247대, 보잉은 6758대로 양사를 합치면 약 1만6000대에 달한다. 산업 평균으로는 약 12년치 생산 물량이 밀려 있는 수준이다.
전 애널리스트는 “엔진·부품 제조 분야의 숙련 인력 부족과 제한된 공급업체에 의존하는 공급망 취약성이 작은 차질도 큰 생산 지연으로 증폭시키고 있다”며 “고압터빈 디스크와 니켈합금 단조품 생산 병목, 핵심 원소재 공급망 리스크, 팬데믹 기간 숙련 인력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엔진 부품 산업은 NADCAP 인증, OEM 승인 등 진입장벽이 높아 숙련공 한 명을 양성하는 데도 통상 5~10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국내 업체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서방 항공우주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과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을 확대하면서 한국이 핵심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항공우주 산업 인프라는 이미 글로벌 표준 수준에 도달해 있고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강점도 갖추고 있다”며 “KAI는 보잉과 에어버스의 핵심 구조물을 공급하는 Tier1 업체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을 30년 이상 면허 생산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OEM들이 신규 진입을 모색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 공급망은 즉시 활용 가능한 검증된 자원이라는 점이 결정적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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