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美 천연가스 가격 상승…유럽선 2년만 최고치 [원자재 포커스]

4 weeks ago 10

입력2025.02.12 12:59 수정2025.02.12 12:59

한파에 美 천연가스 가격 상승…유럽선 2년만 최고치[원자재 포커스]

한파 예보에 미국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전면 차단된 영향으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유럽이 예년보다 더 추운 겨울을 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 3월물은 전일 대비 2.2% 상승한 백만Btu당 3.5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6일 기록한 올해 최고가(4.258달러)보다는 17.3%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서 15.7% 오르며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달 들어 다시 오른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 가격(사진=CNBC 캡처)

이달 들어 다시 오른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 가격(사진=CNBC 캡처)

이날 천연가스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한파 예보와 함께 미국 중서부 및 북동부 지역에도 강한 바람이 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트레이딩 부사장은 “미 북동부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가스정이 동결될 가능성이 있어 천연가스 흐름이 강세를 띠고 있다”며 “올겨울 기온은 지난해보다 훨씬 낮고,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해 가스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겨울철마다 만성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을 겪고 있다. 특히 전날에는 2년 만에 천연가스 가격이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다. 10일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TTF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h)당 58.26유로에 마감하며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11일에는 56.39유로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작년 말 대비 11.7% 상승한 가격에 거래 중이다.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 추이(사진=블룸버그 통신 캡처)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 추이(사진=블룸버그 통신 캡처)

현재 유럽의 가스 재고에 대한 불안이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 가스 저장률 48.5% 수준으로 역대 이맘때 수치 중 2022년 이후로 가장 낮다. 작년에는 이맘때 저장률이 67%였다. 러우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수입처를 다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기존 수요를 만족하기엔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재생에너지원이 충분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겨울에는 바람이 없는 날이 늘었고(풍력 발전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음), 날씨가 추워졌으며, 올 초에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의 가스 운송이 중단되면서 유럽 국가들의 연료 재고가 소진됐다”고 전했다. 원자재 분석기업 ICIS에 따르면 유럽에서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달 수요량이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한동안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이에 따른 보복 관세가 LNG 수입 비용을 늘릴 수 있어서다. 플로랑스 슈미트 라보뱅크 유럽 에너지 전략가는 “가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우크라이나를 통한 러시아산 가스 흐름이 어떤 형태로든 재개될 가능성이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