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블룸버그TV 인터뷰
직접투자·대출·보증 구조에 따라
통화스와프 체결 안할수도 있어
APEC 정상회의 계기 타결 목표
韓 자동차 관세 25% 유지에 불만 고조
정부, 원화 24시간 거래체계 추진
구윤철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약정과 관련해 통화스와프보다는 투자구조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구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워싱턴의 재무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장관이 한국 외환시장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대응 방안을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투자, 대출, 보증 등으로 균형 잡힌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며 “통화스와프는 부수적인 요소일 뿐, 전체 딜 구조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필요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통화 스와프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 제한적으로만 도입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간 관세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주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막바지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의 양자회담을 갖고 향후 아시아 무역질서 재편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 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미 협상은 앞서 미일 간 5500억달러 투자 MOU 체결 이후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프로젝트에 45일 내 자금을 배정하지 않으면 관세 인상 가능성이 명시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투자 조건과 세부 배분 구조를 더 정교하게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25%로, 일본산 자동차의 15%보다 높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구 장관은 “이 같은 불리한 조건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에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아직 뚜렷한 반응은 없다”며 “한국 협상단이 계속해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 대해 구 부총리는 “시장 불안의 상당 부분은 관세협상 지연에서 비롯됐다”며 “관세 문제와 딜 구조가 정리되면 불확실성은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부총리는 또 “정부는 원화 24시간 거래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