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 단계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0.5%로 고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정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공식화한 사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해외 주요 반도체·빅테크 기업에서 찾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노조 반발 이후 영업이익의 10%를 전 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올해 초 2025년도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연봉 1억원 기준 약 1억5000만원을 세전 기준으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같은 산식을 적용할 경우 내년 초 성과급 규모가 약 6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잠정합의안에서 특별경영성과급을 영업이익의 10.5%로 정하는 방안을 담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단기적으로 직원 보상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실적 변동성이 큰 반도체 업황에서는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보상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는 연간 영업이익의 최소 1%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도록 최저 기준만 두고 있다. 구체적인 지급 규모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가 해당 연도 실적을 검토해 결정한다.
TSMC는 지난해 9만여명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총 2061억4592만 대만달러, 약 9조600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10.6% 수준으로, 직원 1인당 약 1억1000만원에 해당한다.
미국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은 회사 실적뿐 아니라 개인 성과와 전략적 기여도를 복합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기술 성과, 비용 절감, 지속가능성 등을 성과급 산정에 반영한다.
인텔은 매출과 수익성, 영업비용, 개인 성과 등을 함께 고려하며 구글과 메타도 개인별 인사평가 체계를 기반으로 성과급을 차등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급 수단도 현금 일변도와는 거리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스톡옵션 등을 활용해 핵심 인재에게 수년에 걸쳐 주식을 나눠 지급하는 방식을 운영한다. 장기 성과와 주가 상승을 보상 체계에 연결해 직원의 근속을 유도하고 이해관계를 맞추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현금 지급을 기본으로 하되 성과급의 최대 50%까지 자사주로 받을 수 있는 주주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 매매 제한은 없다.
삼성전자는 이번 잠정합의안에서 특별경영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주식연동 보상 체계를 일부 도입했다. 지급 자사주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나머지는 각각 1년과 2년에 걸쳐 3분의 1씩 매각 제한이 적용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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