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천연물 소재 만들고 싶었다” 문제 의식
국내 자생 수목 기반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춘천 그린바이오기업 닥터오레고닌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K-앵커 수종’ 개발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최선은 강원대학교 산림바이오소재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닥터오레고닌은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화장품, 의약외품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산림자원의 산업화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근감소성 비만과 치주질환, 탈모, 알츠하이머병 등 노화 관련 질환 분야가 핵심 시장이다. 전임상 연구와 대학병원 임상시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해외 수출까지 직접 수행하며 연구 성과의 사업화를 이어가고 있다.
닥터오레고닌의 출발점은 최 대표의 오랜 문제의식이었다. 그는 학생 시절 기능성 소재 ‘피크노제놀’을 접한 뒤 “왜 한국에는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천연물 소재가 없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피크노제놀은 프랑스 해안송 껍질 추출물 기반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대표적인 천연물 소재다. 미국의 주목나무 유래 항암제 택솔과 유럽의 은행잎 추출물, 버드나무 유래 아스피린 등도 모두 특정 천연 자원을 산업화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반면 한국은 국토의 60% 이상이 산림임에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대표 산림 기반 천연물 소재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최 대표는 “특히 강원도는 전체 면적의 약 80%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지만 이를 활용한 글로벌 바이오 산업 사례는 아직 제한적”이라며 “풍부한 산림자원을 단순 원료 수준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산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최 대표는 한국 자생 소나무와 왕느릅나무, 오리나무, 신나무, 진달래 등 국내 수목자원을 직접 비교·분석하며 기능성 소재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한국 역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산림 기반 기능성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며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K-앵커 수종을 반드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탈모 샴푸부터 치약까지… 기능성 제품군 확대
닥터오레고닌은 항산화 및 항염 기능성 연구가 활발한 식물성 폴리페놀 계열 물질인 오레고닌과 탁시폴린 기반 기술을 활용해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치주질환 개선 의약외품 등을 시장에 내놨다.
대표 제품은 탁시폴린 플러스 샴푸와 오레씨슬 플래티넘, 오레날씬 프로, 올티스 치약·가글액 등이다. 제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11번가 등 국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홈쇼핑 완판 등을 계기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성장했다고 닥터오레고닌 측은 설명했다.
제품들은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닥터오레고닌은 미국 H-Mart 입점에 성공했으며 싱가포르와 홍콩, 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다.
지금도 닥터오레고닌은 그간 연구개발한 추출·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항노화 분야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치주질환 분야에서는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은 시장 구조에 주목해 국내 자생 수목 기반 대체 소재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닥터오레고닌 측은 관련 기술에 대해 19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후속 기능성 소재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왕느릅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근력·근기능 개선 소재는 대학병원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개별인정형 원료 심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3분기 내 최종 인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바이오 분야 국내 교수 첫 동탑산업훈장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최 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제61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국내 산림자원 유래 식물성 폴리페놀 소재 연구를 기반으로 특허와 사업화 성과를 이어온 공로다. 특히 천연 신소재 발굴과 기능성 소재 개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서 현직 국립대 교수가 지식재산 관련 공로로 산업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산림자원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이를 특허와 제품, 수출까지 연결하며 한국형 산림바이오 산업 모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프랑스의 피크노제놀처럼 세계 시장에서 통할 ‘K-앵커 수종’을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기능성 소재 개발과 제품 출시, 해외 판로 확대 등을 이어가며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연구 단계를 넘어 산업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닥터오레고닌은 기능성 소재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천연물 의약품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 내 식품의약품안전처 개별인정형 원료 5건 이상 확보와 미국 신규 건강기능식품 원료(NDI) 및 안전성 인증(GRAS) 인허가 취득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K-앵커 수종을 만들어 한국 산림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을 증명하겠다”며 “강원도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글로벌 경쟁력으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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