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취업 인원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때 사전에 근무 역량이나 언어 능력, 건강 상태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외국인 채용이 뽑기”… 중소기업 불만 이어져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실제 한국어 능력이나 경력, 건강 상태 등이 서류나 평가 결과와 크게 달라 사업주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채용이 사실상 뽑기와 같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남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한국어 능력이 중급이라고 해서 뽑았는데 실제로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할 뿐더러 기본적인 작업 지시도 제대로 못알아 들을 때가 많다”고 했다.
외국인 인력이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알기 어려운 ‘깜깜이 매칭’으로 채용이 이뤄지면 생산력 저하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충남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며 흉기를 들고 다닌 직원을 퇴사시켰더니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단을 내린 적이 있다”며 “근로자 개인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근로자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하는 사업주 입장에서는 대응 수단이 부족하다”고 했다.
정부 조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확인된다. 산업인력공단이 2월 발표한 외국인 근로자 한국어 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업주 48.7%는 외국인 근로자(E-9 비자)의 한국어 ‘말하기’ 능력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필수 업무에서도 ‘작업 지시 이해’는 48.9%, ‘안전수칙 파악’은 37.6%가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중소기업계 조사에서도 의사소통 문제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월 중소기업 1223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1%는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할 때 ‘의사소통’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의사소통 애로사항으로는 ‘작업 지시 오해로 인한 생산 차질’이 63.9%로 가장 높았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때 고려하는 사항도 출신 국가 59.4%, 한국어 능력 56.3%, 육체적 조건 32.9% 등의 순이었다.● “작업 현장서 소통 어려우면 안전도 흔들”
외국인 근로자의 언어 능력과 건강 상태 등은 산업안전과도 직결된다.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 현황 파악 및 제도개선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 근로자에 비해 익숙하지 않은 근로 환경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산업재해를 입을 가능성이 더 크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위험 요인이 더 많고 작업 환경이 열악한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할 때가 많은 데다 언어소통 장애로 재해예방 지식이나 정보 습득에 한계가 있다고 것이다.
김기훈 중소기업중앙회 외국인력지원실장은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생존 갈림길에 처해 있어 일단 인력을 채우는 데 급급한 상황”이라며 “고용허가제의 목적이 사업장에 필요한 인력을 연결해주는 것인 만큼 채용 정보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고용허가제의 기능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용허가제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송출 비리와 브로커 개입을 차단하는 데는 성과가 있었다”며 “다만 사업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기능 자격이나 실제 현장 경력 등을 검증해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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