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쓰고 버리던 행사 자재…70번 넘게 재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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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마이스 ESG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장철호 만만한녀석들 대표 (사진=이민하 기자)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마이스 ESG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장철호 만만한녀석들 대표 (사진=이민하 기자)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지금처럼 폐기물을 배출해서는 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장철호 만만한 녀석들 대표는 마이스(MICE) 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행사가 끝난 행사장엔 부스와 조형물이 그대로 버려지면서 어김없이 ‘쓰레기 더미’가 쌓인다는 지적이다. 장 대표는 현장이 바뀌지 않는 이유는 ‘버리는 게 제일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자체적으로 계산한 결과 마이스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량은 8108만톤이 넘는다”며 “부피로 따지면 국제 규격 수영장 3만 2400여 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가 2018년 창업한 ‘만만한 녀석들’은 마이스 산업 현장의 ESG 이슈를 사업화한 장치 시스템 공급 회사다. 플리마켓 매대 대여 사업을 위해 동업자와 싱크대 공장을 빌려 40시간 동안 톱질을 해 매대 100개를 만든 것이 시작이다.

당시 장 대표는 행사 철거 현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더미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바로 70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장치 시스템을 뜯어고쳤다”며 철제 나사는 자체 개발한 조립식 조인트로 대체하고, 장치 소재는 비싸더라도 폐목재를 압축한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만만한녀석들은 친환경 집기 대여 브랜드 ‘테이블타임즈’와 행사 기획 브랜드 ‘MMH’ 두 축으로 연간 300건 안팎의 행사를 맡고 있다. ESG 수요가 높아지면서 매출 규모는 매년 20% 이상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정책 변화와 함께 ESG가 ‘환경 보호’를 넘어 실질적인 ‘돈’이 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제공하는 집기 소재와 무게로 탄소 감축량을 산출해 클라이언트에 제공하는 ‘친환경 리포트’를 그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2028년부터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며 ”기업 거래 비중이 높은 마이스업 특성상 ‘친환경 리포트’와 같은 ESG 결과물은 이젠 필수“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한국이 아시아 마이스 시장에서 ESG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행사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양이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상황이 비교적 나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싱가포르도 빡빡한 행사 일정 탓에 친환경보다 효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최근 친환경 집기 사용이 늘고 종이 브로슈어와 플라스틱 명찰이 사라지는 등 인식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 진출의 첫 행선지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아시아 마이스 시장에서도 ESG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없다는 점에 주목한 틈새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싱가포르 정부는 ‘그린 플랜 2030’, 상장사 기후 공시 의무화 등 ESG 산업 환경 조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토종 마이스 ESG 솔루션 기업은 전무한 상태로 알려졌다.

2024년 12월 싱가포르 지사를 설립한 만만한 녀석들이 2년 만인 지난해 384개에 달하는 행사에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장 대표는 ”아직 ESG 마이스 기술을 선점한 곳이 없는 만큼 한국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산업적 측면에서 ESG 이슈를 리스크가 아닌 산업과 업계를 고도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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