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정취를 만끽하기도 전에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치솟는 이른 무더위가 찾아왔다. 기상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5월 중순 들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낮 최고기온이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며 사실상 초여름 날씨에 진입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이 찾아오는 시기가 앞당겨지자,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의 시계추도 한 달가량 빨라졌다. 과거 장마철 직전인 6월 말이나 되어야 본격화되던 여름 마케팅이 이제는 5월부터 시작된 것이다.
◇여름 시즌 음료 경쟁적 출시
먼저 움직인 곳은 식음료 및 외식업계다. 더위를 식혀줄 냉음료와 대표적인 여름 디저트인 빙수가 연달아 출시됐다. 투썸플레이스는 ‘생 수박 주스’, ‘샤인 청포도 주스’, ‘멜론 주스’ 등 여름 주스 3종을 예년보다 약 2주 빠르게 선보였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말 출시한 컵빙수 3종이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5만 잔을 돌파하는 등 여름 신메뉴 전체 누적 판매량이 벌써 220만 잔을 넘어섰다. 컴포즈커피도 논산 수박을 활용한 수박 주스와 리치 음료, 컵빙수 등 신메뉴 4종을 앞세워 여름 시즌 공략에 나섰다.
외식업계는 보양식과 계절 면요리 등 여름 먹거리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일제면소는 고온 다습한 날씨에 맞춰 여름 한정 메뉴인 ‘제일냉면’ 2종을 예년보다 빠르게 출시했다. SPC삼립의 미식면 브랜드 하이면은 메밀면을 활용한 막국수 2종을 선보였다. 안동식혜로 칼칼한 맛을 낸 ‘홍비빔 막국수’와 홍천 전통 방식을 재현한 ‘들기름 막국수’ 등으로 여름 면 시장을 겨냥했다. 이른 무더위와 함께 떠오른 흐름은 ‘헬시 플레저’다. 맛과 기능성, 간편함을 동시에 잡으려는 소비 트렌드다. 식품업계는 영양 성분 강화와 조리 편의성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오뚜기는 국산 고등어 가시를 제거하고 녹차·강황·생강 등으로 비린내를 줄여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단백질 14g을 보충할 수 있는 ‘렌지에 돌려먹는 순살 고등어구이’를 출시했다.
풀무원다논은 대표 제품 ‘액티비아 컵 플레인’의 당 함량을 한 컵 기준 6g에서 4g으로 30% 낮추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동원F&B는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파이버맥싱’ 트렌드를 반영해 한 병에 사과 3개 분량의 식이섬유 9g을 담은 드링킹 요구르트 2종을 선보였다. 당을 30% 낮추고 지방은 0%로 줄였으며, 락토프리 공법으로 유당까지 제거했다.
◇수박·선풍기도 조기 판매 개시
주요 유통채널도 여름 시즌 선점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기온 상승으로 수박 출하 시점이 예년 대비 일주일 당겨지자 ‘수박대전’을 열었다. 이마트는 당도선별 수박과 손질 민물장어, 냉면·국수류를 앞세운 할인 행사에 선풍기 등 여름 생활가전 할인에 돌입했다. 홈플러스는 ‘AI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통해 여름 먹거리와 냉감·바캉스 상품 할인전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냉감 침구와 욕실용품을 묶은 ‘여름 리빙페어 세일’에 더해 뉴발란스·마르디 메크르디·뉴에라 등이 참여하는 ‘티셔츠 페스티벌’을 열고 구매 금액별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한정판 굿즈와 패션 기획전도 여름 마케팅의 한 축이다. 편의점 GS25가 캐릭터 지식재산권(IP)과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결합해 내놓은 ‘몬치치 두바이하트초코틴’은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20만 개가 완판되며 일 최고 매출 7000만 원을 기록했다.
MLB키즈는 메쉬 소재와 레이어드 디자인을 적용한 스포티브 룩 화보로 아동복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동복 브랜드 탑텐키즈는 통기성과 땀 배출 기능이 뛰어난 여름용 기능성 티셔츠 ‘쿨에어 코튼’ 신규 라인을 선보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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